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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주장 먹히나…"'국경 위기' 인식 미 민주당 지지자도 늘어"

미국의 남쪽 멕시코 국경을 넘어오는 중미 출신 불법 이민자 체포 건수가 급증하면서 미국민의 '국경 위기' 인식이 확대했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30일(현지시간) 나왔습니다.

미 워싱턴포스트(WP)와 ABC방송이 지난 22~25일 미 성인 1천1명을 상대로 조사해 이날 발표할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멕시코 국경을 월경하는 불법 이민 상황이 위기라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응답자의 35%가 '그렇다'고 대답했습니다.

이는 두 매체의 지난 1월 조사(24%)보다 11%포인트 증가한 것입니다.

특히 불법 이민 문제로 멕시코 국경 지역에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게 반발하는 민주당을 지지하는 미국민의 위기 인식도 고조된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민주당 당원 혹은 민주당 성향이라고 밝힌 응답자 중에서 '위기'라고 답변한 사람은 4명 중 1명꼴인 24%에 달했습니다.

1월 조사에서 위기라고 대답한 비율은 7%에 그쳤습니다.

국경 위기 인식은 무당파(1월 21%→4월 30%)와 공화당 지지층(1월 49%→4월 56%)에서도 늘어났습니다.

그러나 여전히 다수의 응답자는 트럼프 대통령의 국경 위기 주장에 동의하지 않았습니다.

전체 응답자의 45%는 멕시코 국경 불법 이민이 '심각한 문제이긴 하지만 위기는 아니다'라고 대답했고, '심각한 문제가 아니다'라는 답변도 18%나 됐습니다.

하지만 민주당 지지층의 이 같은 인식 변화는 민주당의 전략 변화를 낳았으며, 앞으로 대선주자들의 정치공학적 셈법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WP는 내다봤습니다.

WP는 "민주당이 처음에는 트럼프 대통령이 존재하지도 않는 위기에 대한 국민의 두려움을 부채질하고 있다고 비난했으나 지금은 국경 지역에서의 인도주의적 도전을 강조하는 쪽으로 선회했다"고 지적했습니다.

불법 이민자 가족의 부모와 미성년 자녀를 격리 수용하는 트럼프 행정부의 '가족 분리' 정책 반대에 나서는 등 인도주의 차원의 접근을 한다는 것입니다.

이 매체는 "물론 민주당은 지금도 트럼프 대통령이 이민자를 악마로 만들고 문제를 악화하는 정책을 추구하고 있다고 비난하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WP는 국경 위기 인식 변화가 중미 출신 이민자 행렬(캐러밴)에 대한 트럼프 행정부의 단속 강화로 체포 인원이 급증한 것과 무관치 않은 것으로 봤습니다.

미 국토안보부 세관국경보호국(CBP)에 따르면 지난 2월 남서부 국경을 허가 없이 넘다가 붙잡힌 이주민은 7만6천 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두 배 늘었습니다.

WP는 체포 인원이 지난달 10만 명을 넘은 데 이어 이달도 비슷한 규모에 달할 것이라고 당국자를 인용해 보도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8일 미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가족 분리 정책을 중단한 뒤, 10배나 많은 사람이 가족과 함께 오고 있다"며 "(멕시코 국경이) 지금은 마치 디즈니랜드처럼 됐다"고 말했습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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