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어제(11일) 광주에서 5·18 관련 재판의 피고인으로 출석했던 전두환 씨는 서울로 올라와 병원 응급실에 들렀다가 귀가했습니다.
과연 무슨 말을 할까 광주 시민들과 취재진이 몰려들었었는데, 전 씨는 사과 대신 역정만 냈습니다.
장세만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어제 오전 8시 반, 서울 연희동 자택을 출발한 전두환 씨는 낮 12시 반쯤 광주지법에 들어섰습니다.
차에서 내린 전 씨는 느릿한 걸음이었지만 경호원 도움 없이 법정으로 이동했습니다.
광주 시민을 향한 사과는 없었고, 발포 명령을 부인하느냐는 질문에는,
[전두환 씨 : (혐의 인정하십니까?) 이거 왜 이래.]
이 한마디를 역정 내듯 내뱉고 곧장 법원 건물로 들어갔습니다.
법원이 전 씨에게 구인영장을 발부했지만 경찰은 전 씨가 고령이고 자진 출석한 점을 들어 수갑을 채우지는 않았습니다.
재판이 시작되자 광주 시민 200여 명이 법원 주위에 모여 구호를 외쳤습니다.
[광주시민 : 전두환은 사죄하라! 사죄하라!]
1시간 15분 동안의 재판에서 전 씨 측은 혐의를 전면 부인했습니다.
재판이 끝난 뒤 전 씨는 경찰의 보호를 받으며 차에 올랐고 귀갓길에는 신촌 세브란스 병원 응급실에 30분 정도 들른 뒤 자택으로 들어갔습니다.
그동안 전 씨 측은 치매와 독감 등을 이유로 공판 직전 두 차례나 재판 연기를 요청했습니다.
하지만 어제 전 씨가 보여준 모습은 치매 환자로도, 아흔 가까운 고령으로도 믿기지 않을 만큼 정정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