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데 올 1월에는 겨울의 대표 손님 눈을 좀처럼 보기 힘든 곳이 많습니다. 서울이 대표적인데요, 올 들어 눈이 단 1cm도 쌓이지 않았거든요, 눈을 관측하기 시작한 것이 1937년부터인데 1월 한 달 동안 눈이 전혀 쌓이지 않은 경우는 올해가 처음입니다.
물론 눈이 거의 내리지 않은 해는 찾아보면 적지 않습니다. 바로 3년 전인 2016년 1월에도 서울에 가장 많은 눈이 쌓인 날 적설량이 0.5cm에 불과했으니 말입니다. 지난해 11월 첫 눈이 도시를 덮어 버릴 때만 해도 올 겨울 많은 눈이 내리는 것은 아닌지 걱정까지 했는데 조금은 허탈한 마음 금할 수 없습니다.
우리나라의 올 1월이 춥지 않은 이유는 미국 중북부와는 달리 북극한파가 한반도까지 밀려오지 못하고 북쪽으로 치우쳐 지나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 때문에 중국 북동부는 한반도에 비해 무척 추운 겨울을 보내고 있습니다. 남쪽에서 영향을 주고 있는 엘니뇨도 춥지 않은 겨울에 큰 몫을 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추위가 지지부진하다보니 눈도 잘 내리지 않는 것인데요, 일반적으로 대설이 잦은 서해안과 동해안은 찬 공기가 따뜻한 바다를 지나면서 만들어진 눈구름이 영향을 줄 때가 많은데 올 겨울은 한파가 밀려오는 경우가 줄면서 이 눈구름도 잘 발달하지 못한 것이죠.
바다에 생긴 눈구름은 추위가 물러갈 때 서풍을 타고 이동해 내륙에도 눈을 뿌리곤 하는데 약한 눈구름이 내륙으로 이동하기 전에 소멸되는 경우가 늘었습니다. 이러니 서울에서 눈 보기가 힘들 수밖에요. 물론 추위 뒤를 따르는 기압골의 발달도 유난히 약해 올 1월 눈 없는 서울이라는 또 하나의 기록을 세웠습니다.
그러면 내일부터 시작하는 연휴 날씨는 어떨까요?
설 전날인 월요일에는 날이 개겠고 찬바람이 불면서 기온이 점차 낮아져 추워지겠습니다. 설날 아침에는 중부 내륙 기온이 영하 10도 가까이 내려가면서 반짝 춥겠습니다. 추위도 추위지만 전날 내린 비나 눈이 얼 경우 성묘 가는 길이 미끄러울 것으로 보여 걱정이 앞섭니다.
설 추위 역시 1월 추위처럼 오래 가지는 않을 것으로 보여 설 다음날은 기온이 크게 올라 오후에는 포근할 것으로 보입니다. 다만 구름이 많아지겠고 미세먼지도 늘 것으로 보여 시야가 탁할 가능성도 있습니다.
해상날씨는 월요일부터 화요일까지 좋지 않겠는데요, 바람이 강하게 불고 물결이 높게 일 것으로 보여 섬으로 향하는 뱃길이 순탄치 않겠습니다. 비가 내릴 일요일도 안개에 짙게 낄 가능성이 커서 걱정입니다. 따라서 섬으로 향하는 귀성객들은 일정을 앞당기거나 여객선 운항 여부를 꼭 확인하는 것이 좋겠습니다.
가족 친지와 함께 행복한 설 연휴 보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