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승태 사법부 시절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의 핵심 인물로 꼽히는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이 오늘(16일) 오후 2시 검찰에 재출석했습니다.
어제 검찰 조사를 받고 오늘 새벽 5시쯤 귀가한 지 9시간 만입니다.
다시 포토라인에 선 임 전 차장은 취재진의 질문에 아무런 답을 하지 않고 곧장 조사실로 향했습니다.
2012년부터 지난해까지 법원행정처 기획조정실장과 차장을 역임한 임 전 차장은 재판거래·법관사찰 등 양승태 사법부의 사법행정권 남용과 관련한 거의 모든 의혹에서 실무 책임자로 등장하는 인물입니다.
지난 6월부터 시작된 수사에서 검찰은 임 전 차장이 사건의 발단이 된 법관사찰 의혹은 물론 일제 강제징용 피해자 손해배상 소송,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 법외노조 불복 소송,정운호 게이트 등 수사기밀 유출 등에 개입한 정황을 포착했습니다.
박 전 대통령이 탄핵 위기에 몰린 2016년 11월 청와대 요구에 따라 법률 검토 문건을 만들어 전달하거나, 원세훈 전 국가정보원장 재판, 이른바 '비선 의료진'의 특허소송 등에서도 청와대와 법원 사이 연결고리 역할을 한 의혹이 제기되기도 했습니다.
임 전 차장에 대한 조사는 박병대, 고영한, 차한성 전 법원행정처장이나 양승태 전 대법원장을 겨냥한 검찰 수사의 분수령으로 여겨집니다.
각종 의혹에 수뇌부가 개입했다고 적극적으로 진술할 경우 잇따른 압수수색 영장 기각 등으로 차질을 빚었던 검찰 수사는 탄력이 붙을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임 전 차장은 어제 검찰 조사에서 법관사찰 의혹 등에 대해 혐의를 적극적으로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