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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관공사서 시작된 고양터미널 화재…"공사맡긴 업체도 책임"

2014년 5월 발생한 고양종합터미널 화재와 관련해 당시 화재가 시작된 지하 1층을 임차했던 CJ푸드빌에도 손해배상 책임이 있다는 판단이 나왔습니다.

21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고법 민사31부(오석준 부장판사)는 롯데정보통신이 CJ푸드빌을 상대로 낸 소송에서 CJ푸드빌이 롯데정보통신에 2억2천여만원과 지연이자를 지급하라고 판단했습니다.

2014년 5월 화재 당시 CJ푸드빌은 고양종합터미널 건물의 지하 1층을 임차해 푸드코트를 입점·운영하려고 내부 공사를 진행 중이었습니다.

CJ푸드빌은 가스 배관공사를 A업체에 맡겼고, 이 업체는 B업체에 다시 하도급을 줘서 배관공사를 했습니다.

화재는 B업체의 배관공이 가스배관 용접 작업을 하다 처음 발생했습니다.

이어 불길이 천장에 개방된 채로 있던 우레탄폼으로 옮겨붙으면서 확산했는데, 소방시설이 전혀 작동하지 않으면서 69명의 사상자가 생겼습니다.

롯데정보통신은 당시 지상 1층에 입점하려던 업체의 전산실에 각종 전산장비를 납품·설치하던 중이었습니다.

그러나 화재로 전산장비 일부가 훼손돼 재시공해야 했습니다.

롯데정보통신은 이후 CJ푸드빌과 배관공사를 맡은 업체들, 터미널 건물의 시설관리 위탁업체 등을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냈습니다.

1심은 이 가운데 배관공사 업체들과 건물 관리업체의 책임만 일부 인정했습니다.

항소심 재판부는 이에 더해 지하 1층을 임차해 사용하던 CJ푸드빌의 책임도 인정했습니다.

재판부는 "CJ푸드빌은 영업준비공사를 A업체 등에 분할 도급한 뒤 공사를 총괄 관리·감독했다"며 "이런 점을 보면 지하 1층을 지배하면서 사실상 점유·관리한 자는 CJ푸드빌로 봐야 타당하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CJ푸드빌은 공사 과정에서의 화재 발생 등 위험을 방지해야 할 의무를 부담하고 있었는데도 화재 초기 진화에 필요한 소방용구를 비치하는 등 안전성을 갖추지 못했다"며 주의 의무를 다하지 못한 책임이 있다고 인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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