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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 정부, 최악 산불 참사 후 "불법 건축물 철거 착수"

그리스 정부, 최악 산불 참사 후 "불법 건축물 철거 착수"
현재까지 91명의 사망자가 확인된 그리스 아테네 인근 산불에 정부가 미흡하게 대처해 대규모 인명 피해를 막지 못했다는 비난이 들끓고 있는 가운데, 그리스 정부가 불법 건축물에 칼을 빼 들었습니다.

알렉시스 치프라스 그리스 총리는 7일(현지시간) 이번 산불의 피해가 집중된 아테네 북동부 해변 휴양지 마티 인근에서 각료 회의를 주재하며 "정부는 수십 년 동안 관행으로 굳어진 불법 건축물을 더 이상 용인하지 않을 것"이라며 불법 건축물 철거 개시를 발표했습니다.

치프라스 총리는 마티 남부의 해안 도시 라브리오에서 열린 이날 회의에서 "생명을 위협하는 '제멋대로 건축'의 혼란을 더 이상 봐줄 수 없다"며 "해안과 삼림을 파괴하고, 생명에 위해를 가하는 모든 건물을 남김없이 허물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아테네를 포함해 마티 일대를 품고 있는 아티카 주에 산재한 3천200 채의 불법 건축물의 경우 철거 작업이 즉각 시작될 예정입니다.

그리스 정부는 금세기 들어 유럽 최악의 산불로 기록된 이번 참사에 대해, 시속 120㎞의 강풍에 불길이 순식간에 걷잡을 수 없이 확산한 데다 이 지역에 만연한 불법 건축물들이 해안으로의 탈출로를 막아 인명 피해가 커졌다는 입장을 참사 초기부터 견지해 왔습니다.

이는 참사 초기에 적절한 경보를 발령하거나, 조직적으로 피해 지역 주민들을 대피시키는 데 실패한 정부의 무능이 피해를 키웠다는 그리스 야당과 산불 피해 지역 주민들의 인식과는 다른 것입니다.

치프라스 총리는 특히 야당의 공격에 대해 "2∼3년 또는 5년이 아니라 40년 넘게 대를 이어 나라를 다스려 온 사람들로부터 일말의 자기 반성을 기대한다"며 이번 참사를 놓고 정부 비판에 앞장서고 있는 제1야당 신민주당의 키리아코스 미초타키스 대표 등을 겨냥했습니다.

콘스탄티네 미초타키스 전 총리의 아들인 미초타키스 대표가 이끄는 중도우파 신민당은 그리스의 채무 위기가 절정에 치닫던 시점인 2015년 2월에 급진좌파연합(시리자) 소속의 치프라스 총리가 집권하기 전까지 오랫동안 그리스를 통치해왔습니다.

한편, 치프라스 총리는 지난달 23일 마티 일대를 잿더미로 만든 산불의 원인부터, 피해가 커진 이유, 대처가 적절했는지에 이르기까지 이번 산불의 모든 측면을 전문가들에게 맡겨 샅샅이 규명하도록 할 것이라고 약속했습니다.

(연합뉴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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