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5년간 10∼20대 화병(火病) 환자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입시와 취업에 대한 극심한 스트레스가 청소년과 청년들의 화병으로 나타난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26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김광수 의원(민주평화당)이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서 받은 '최근 5년간 화병환자 현황'자료를 분석한 결과를 보면, 속이 답답하고 울컥 화가 치밀어 오르는 '화병'(상병코드 : U222) 환자가 10대와 20대에서 큰 증가세를 보였다.
2013년 293명이던 10대(10∼19세) 화병환자는 작년 602명으로 105% 늘었다.
20대(20∼29세) 환자도 2013년 767명에서 작년 1천483명으로 93.4% 증가했다.
같은 기간 10세 이하(0∼9세) 화병환자가 79명에서 104명으로 31.6%, 30대(30∼39세) 화병환자는 1천 534명에서 1천844명으로 20.2% 느는 데 그친 것과 비교된다.
특히 같은 기간 40대(40∼49세) 화병환자는 2천535명에서 2천83명으로 17.8%, 50대 화병환자는 3천960명에서 3천114명으로 21.4%, 60세 이상 화병환자는 4천806명에서 4천642명으로 3.4% 각각 줄어든 것과 대비된다.
그만큼 청소년과 청년층 화병환자의 증가세가 뚜렷하다는 말이다.
의료계에서는 화병을 '참는 게 미덕'이라는 한국 특유의 문화 등에서 비롯된 독특한 정신과 질환으로 보고 있다.
미국 정신의학회에서도 화병의 영문명을 우리 발음대로 'Hwa-byung'이라고 표기할 정도로 한국인만의 독특한 질병이다.
스트레스가 많거나 화를 제대로 풀지 못할 때 답답함과 무기력, 가슴 두근거림, 온몸이 쑤시는 증상 등이 나타난다.
증상이 반복되면 우울증으로 발전할 수 있다.
간헐적으로 욕설이나 폭력, 심한 짜증 등을 보이기도 한다.
김광수 의원은 "입시·군대·취업·결혼 등 생활 속의 많은 스트레스를 안고 사는 10대와 20대 화병환자의 증가는 현시대 우리 청년들의 고된 삶의 현실을 보여주는 것 같아 안타깝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욱해서, 홧김에 저지르는 살인·방화·보복운전 등 이른바 분노조절을 하지 못해 발생하는 범죄도 해마다 늘어나고 있다"며 "청소년과 청년 화병에 대한 예방과 체계적인 관리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연합뉴스/사진=픽사베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