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5일(현지시간) 자신과 성관계를 한 여성에게 입막음용 돈을 주는 문제를 논의하는 육성이 담긴 녹음테이프가 개인 변호사를 통해 공개된 것에 대해 "너무 개탄스럽다"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위터 계정에서 "어떤 변호사가 의뢰인을 녹음하느냐"라며 오랜 기간 개인 변호사로 활동한 마이클 코언을 질책하면서 이 같은 심정을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것은 처음, 그것은 일찍이 들어본 적 없는 일 아니냐"라고 반문하는 등 불편한 심사를 거듭 토로했다.
미 CNN방송은 전날 트럼프 대통령이 공화당 대선 후보 시절인 2016년 9월 코언을 만나, 성인잡지 '플레이보이' 모델 출신인 캐런 맥두걸에게 혼외정사 보도를 막기 위한 돈을 주는 문제를 논의하는 내용이 담긴 녹음테이프를 입수해 공개했다.
두 사람의 만남이 이뤄진 시점은 맥두걸이 자신의 이야기를 연예잡지 '내셔널 인콰이어러' 모회사인 '아메리칸 미디어'에 15만 달러(약 1억7천만 원)를 받고 판 지 한 달 후다.
코언은 "(아메리칸 미디어 사주인) 우리 친구 데이비드에 관해, 이 모든 정보(맥두걸 얘기)를 옮겨오기 위해 회사를 세울 필요가 있다"며 '자금 조달'에 대해 언급하자, 트럼프 대통령이 "무슨 자금 조달"이라고 물은 뒤 "현찰로 지급"이라고 말하는 내용이 테이프에 담겼다.
이 테이프는 연방수사국(FBI)이 올해 초 코언의 자택을 압수 수색하는 과정에서 압수됐다.
코언은 뉴욕 검찰이 트럼프 대통령 문제를 조사하는 과정에서 탈세 의혹이 불거져 기소됐다.
코언은 애초 업무를 위해 대화 내용을 녹음했으나, 기소된 후 트럼프 대통령 측이 거리를 두자 마음을 바꿔 변호사를 통해 테이프를 공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현금으로 지급"이라는 말은 '현찰로 지불하지 말라'는 발언을 한 것인데, 고의로 일부분만 발췌해 진의를 왜곡했다는 주장을 폈다.
그는 트위터에서 "내가 짐작건대 긍정적인 말을 하는 동안에 왜 테이프가 그렇게 갑자기 끝났을까(끊어졌다)"라고 의문을 제기했다.
그러면서 "다른 고객들과 기자들도 녹음돼 있다고 들었다"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을 변호하는 루돌프 줄리아니 전 뉴욕시장도 전날 AP통신에 "바보가 아니라면 대통령이 회사를 세우고 현금을 사용하겠느냐"라면서 "이 테이프에는 범죄가 저질러졌다는 어떠한 암시도 없다"고 주장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