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외국인 사기조직이 피해자를 속이기 위해 사용한 가짜 '블랙 머니'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한국인에게 접근한 뒤 수억 원대 사기 행각을 벌인 외국인 사기단 조직원이 경찰에 덜미를 잡혔습니다.
서울지방경찰청 국제범죄수사대는 캐나다 국적 A(50)씨를 사기 등 혐의로 구속해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고 밝혔습니다.
경찰에 따르면 A씨 일당은 지난 1월 페이스북 계정을 통해 '브라이트'라는 가상의 인물 계정을 만들어 40대 한국인 여성 B씨에게 접근했습니다.
브라이트는 자신을 한국계 미국인이자 시리아 내전에 참전한 퇴역 예정 군인이라고 소개하며 B씨와 친분을 쌓았습니다.
이어 "퇴직금 300만 달러를 받기 위해 소송비가 필요하다"며 B씨에게 돈을 뜯어냈습니다.
또 300만 달러를 한국에 들여오려면 운반비가 필요하다고 속여 돈을 가로채기도 했습니다.
현란한 말솜씨에 속아 B씨는 1월 18일부터 3월 29일까지 총 12차례에 걸쳐 3억8천7백여만 원을 송금했습니다.
자신들의 작전이 먹혀들자 이들의 범행은 더욱 대담해졌습니다.
이번엔 브라이트의 지인이라며 A씨가 외교관을 사칭해 나섰습니다.
직접 한국에 들어와 지난달 8일 B씨를 만난 A씨는 여행 가방에 '블랙 머니' 300만 달러가 들어있다고 B씨를 속였습니다.
블랙 머니는 보통 불법적인 자금을 유출하기 위한 목적으로 제작됩니다.
정상 지폐에 약품처리를 해 검게 만든 것으로, 다시 약품처리를 거치면 화폐로 사용이 가능합니다.
실제 A씨는 블랙 머니 몇 장이 100달러 지폐로 변하는 모습을 B씨에게 보여주기도 했습니다.
그러면서 A씨는 블랙 머니를 지폐로 바꿔야 브라이트가 빌린 돈을 갚아줄 수 있다며 약품 구매비 명목으로 3만 달러를 요구했습니다.
하지만 가방에 들어있던 대부분 블랙 머니는 그저 검은 칠을 한 종잇조각에 불과했습니다.
뒤늦게 의심이 든 B씨는 남편에게 피해 사실을 털어놨고 남편이 경찰에 신고하면서 A씨는 덜미를 잡혔습니다.
경찰 관계자는 "국내 실정에 밝은 공범이 더 있을 것으로 보고 수사를 계속할 예정"이라고 말했습니다.
(사진=서울지방경찰청 국제범죄수사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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