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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것이 알고 싶다' 보람상조 최철홍 회장, 목사가 된 검은 속내

'그것이 알고 싶다' 보람상조 최철홍 회장, 목사가 된 검은 속내
SBS '그것이 알고 싶다'가 보람상조 최철홍 회장과 관련한 의혹에 대해 추적했다.

28일 방송된 SBS ‘그것이 알고 싶다’는 ‘목사가 된 회장님-신의 계시인가? 사업 확장인가?’라는 부제로 지역주택조합사업과 교회, 그리고 상조회사로 연결되는 수상한 돈의 흐름을 추적하고 이에 대한 의혹을 제기했다.

2018년 2월 김해의 한 체육관. 지역주택조합 사업 진행을 위한 총회에 모여든 사람들이 두 편으로 갈라져 격렬하게 다투기 시작했다. 소화기가 터지고 온갖 욕설이 난무하는 현장에서, 비상대책위원회 측은 업무대행사의 비리로 공사가 제대로 진행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또 이들은 이 비리에 관여된 사람들은 모두 한 교회를 다니고 있다고 전했다. 이 교회의 담임 목사로 있는 인물은 대형 상조회사로 유명한 보람상조의 최철홍 회장이다.

2013년, 갑작스런 암 선고를 받은 뒤, 미뤄뒀던 목사안수를 받고 기적적으로 암이 완치됐다는 최 회장은 이후 회개하는 마음으로 목회자의 길을 걷겠다고 했다. 그러나 그의 말과 달리, 교회에서는 사업 성공을 위한 공동기도를 드리고 교회를 통해 사업 이야기가 오갔다는 제보를 ‘그것이 알고 싶다’ 제작진이 입수했다. 목사의 회사와 교회가 수상한 돈거래가 있다는 내부 제보도 있었다.

‘그것이 알고 싶다’는 먼저 최회장의 목사안수에 문제가 없는 지부터 추적했다. 최회장의 교회에는 그의 여동생, 누나, 누나의 남편 등 집안 사람들로 채워졌다. 교회의 전도축제에는 돈을 받고 동원된 사람들이 모였다. 교회 설립 초기, 예배를 보러갔던 신도들은 예배내용에 몹시 당황했다. 한때 최회장 교회에 다녔던 한 사람은 “(최철홍이) 간증하며 자기가 옛날에 친구랑 차를 타고 가가다 사람을 죽였는데, 친구가 대신 들어가서 자기가 하느님의 은혜를 입었다고 비윤리적인 얘기들을 영웅담 늘어놓듯 하더라”고 증언했다.

그가 목사안수를 받았다는 게 의아한 상황. ‘그것이 알고 싶다’ 제작진이 확인한 최회장의 공식 이력을 보면, 10여년에 걸쳐 신학을 깊이 연구한 걸로 보인다. 그런데 한가지 이상한 점은, 그가 횡령으로 교도소에 수감됐던 시기에 ‘강도사’를 이수했다는 것.

일단 제작진은 그에게 목사안수를 준 교단들을 찾아갔다. 한 곳에서는 그에게 목사안수를 안 줬다며 다른 교단에서 받았다고 책임을 전가했다. 그래서 다시 찾아간 다른 교단에서는 최회장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해당교단 관계자는 “여기서 신학공부한 게 맞다. 야간부로 들어와 두학기, 6개월 정도 공부했다”라며 최회장이 편입생으로 들어와 야간부 두학기동안 수강했다고 설명했다. 강도사 과정에 대해서는 교도소에서 수감을 하면서도 책을 받아 혼자 공부한 걸 인정하고, 교도소 안에서 선교활동을 한 걸 강도사 실습으로 인정했다고 전했다.

또 최회장이 관동대학교 국토방재학 석사학위를 받으며 낸 논문을 살펴보니, 다른 사람의 논문을 표절한 흔적이 역력했다.

교회개혁실천연대 공동대표 방인성 목사는 “편입을 해도 2년 공부해야 한다. 6개월 만에 안수를 줬다고 하면 이 신학교는 대단히 문제가 크다. 이렇게 배출된 목사를 만나는 사람들은 속기 쉽고, 그 폐해가 이루 말할 수 없다”며 혀를 찼다.

이어 방 목사는 “과정 자체를 무시하거나 과정을 정상적으로 밟지 않고 이렇게 속전속결로 목사안수를 받았다는 건, 목사의 지위를 갖고 뭔가 이용하려는 모습이 많다”며 의심을 거두지 못했다.

최회장의 교회는 공동기도제목도 남달랐다. 100개 교회 설립이 이루어지길, 한 지역의 용도변경이 이루어지길, 한 집사가 재건축조합 부지 관련 1200억 소송에서 승소하길, 등의 내용이 실려 있었다.

이런 공동기도 제목을 본 방 목사는 매우 황당해하며 “종교인은 잘못했으면 더더욱 철저히 회개하고 거기에 대한 대가를 치르고 해야하는데, 이런 것을 공공연하게 성도들과 기도제목으로 내놓는다는 거 자체는, 이렇게 가다가다는 이 교회안에 있는 교우들이 심각한 물질적 정신적 손해나 문제가 일어날 것이다”라고 우려했다.

최회장의 교회에서는 실제로 교인들 상대로 공공연하게 투자상담이 이뤄졌다. 또 그 교회는 보람상조의 소유로 되어있어, 교회가 매달 보람상조에 1600만 원씩 월세를 내고 있었다.

앞서 비리가 있다고 지목받아온 지역주택조합 사업의 업무대행사 측 김모 집사는 이 교회에 매주 수천만 원씩 헌금을 하고 있었다. 김 집사는 최 회장과 목사와 집사로 얽혀있는 것 외에, 투자금을 주고 거액의 배당금, 이자를 챙긴 관계이기도 했다. 원금을 상환을 교회 헌금 형식으로 한 것. 조합원 비대위 측은 김 집사가 조합원의 돈을 횡령했고 그 돈이 교회를 통해 최철홍 회장에게 흘러들어간다고 주장했다.

최 회장이 설교를 중단하고 칩거한지 두 달. 교회 측도 보람상조 측도 모두 적법한 절차로 이뤄진 것이고, 최회장은 교회와 사업을 연관짓는 것을 싫어한다고 해명했다. 최 회장은 보람상조 계열 외에 목사안수 후에 부동산 투자 회사를 차렸다. 회계사 분석에 따르면, 보람상조 계열사는 돈을 유출하며 함부로 쓰고 있는 자본 잠식 상태다. 반면 최철홍 회장 소유의 부동산 개발사는 이익을 내고 있다. 하지만 어떻게 이익을 냈는지는 드러나지 않았다. 관련 회사들의 자금 흐름을 정리하면 돈의 최종 목적지가 최철홍 회장이라는 의혹이 강력하게 드러날 뿐이다. 종교인 과세관련 법안이 개정됐지만 종교인의 월급에만 해당할 뿐, 거액의 헌금 수입과 지출 등에는 여전히 외부 회계 감사를 받지 않는 성역으로 남아있다는 점도, 그의 불순한 의도를 의심케 하는 부분이다. 

지난 2010년 최 회장은 일명 ‘돈다발 영상’이 공개된 후 301억 원 횡령 혐의로 구속됐다. 한군데 지점에서 불과 2달간 최 회장 집으로 4억 5,000만 원의 현금이 배달됐다. 최 회장은 횡령한 돈으로 자녀 유학비와 펀드 상품 등에 투자하고 호텔, 교회 부지매입에 썼다. 이후 징역형을 선고 받고 복역한 최 회장은 감옥에서 나오자마자 전 국세청장, 공정거래위원장, 대검 중수부장 출신 이 모 씨 등 고위 간부들을 고문단으로 영입했다.

2014년 최철홍 회장은 다시 경찰 수사 대상이 됐지만, 약식기소로 벌금형으로 끝났다. 고객을 속여 74억 원을 편취한 등의 사건이 약식기소로 처리된 것이다. 이에 대해 표창원 의원은 "피해 금액이 수십억 원대고 내용도 복잡하고 피해자가 다수인 사건이 약식기소로 마무리 된다면 납득할 법조인은 없을 것"이라고 어리둥절해 했다.

최 회장이 목사가 된 이유가, 교회를 세운 배경이 모두 자신의 사업확장과 돈을 벌기 위한 수단이 아니었나 의심되는 상황. 보람상조 관계자들은 '그것이 알고 싶다' 제작진을 만나 최 회장의 모든 투자가 적법하게 이루어졌다고 해명했다.

(SBS funE 강선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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