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포항 포스텍(포항공과대)에서 여교수 '미투'(Me too·나도 당했다)에 이어 남학생이 여자 선배에게 성추행을 당했다고 폭로하는 글을 올렸다.
이 학생은 27일 교내 익명 게시판에 "어제 교수님이 올린 미투 폭로 글에 많은 구성원이 위드 유(with you)라는 이름으로 올린 댓글을 보다가 익숙하지만 역겨운 이름을 발견해 이 글을 쓴다"고 밝혔다.
그는 "작년 1학기 기말고사 전에 효자시장에서 친구들과 술을 마신 뒤 술집 앞에서 잠깐 모여 숙소에 갈 준비를 하고 있는데 한 여자 선배가 갑자기 저를 으슥한 곳으로 데려가 얼굴을 잡더니 입속으로 혀를 집어넣으려고 해 깜짝 놀라 얼굴을 밀치고 사람들이 있는 곳으로 도망갔다"고 말했다.
이어 "그 뒤 일행과 길에 앉아 있는데 그 여자가 제 옆에 앉길래 취해서 잠든 척하며 옆에 있던 형의 무릎을 베고 누워있는데 여자가 제 옷 속에 손을 집어넣고 등을 쓰다듬었다"고 했다.
또 "다시 그 여자와 마주쳤을 때 손발이 떨리고 다리에 힘이 풀리는 것을 느꼈다"며 "제가 입은 상처가 생각보다 컸지만, 신고를 망설였고 결국 하지 않았다"고 털어놨다.
이 학생은 "어젯밤 여교수님 미투 관련 글이 올라왔다는 말을 듣고 게시판을 찾아갔는데 댓글 가운데 저에게 파렴치한 짓을 한 그 여자가 위드 유를 적어둔 것을 발견했다"고 적었다.
포스텍에서는 지난 26일 모 비전임 교수가 교내 게시판에 고위 공무원에게 성추행을 당했다는 글을 올려 대학 측이 진상조사에 들어갔다.
포스텍 관계자는 "미투 관련 글이 계속 올라와 곤혹스럽다"며 "즉시 사실관계를 확인하겠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