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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묵→부인→모르쇠→사과…오달수, '성추행 사건' 타임라인

침묵→부인→모르쇠→사과…오달수, '성추행 사건' 타임라인
배우 오달수가 성추행 의혹이 불거진지 8일 만에 자신의 과오에 대해 일부 인정했다.

28일 오후 오달수는 직접 작성한 입장문을 발표하고 피해자 여성 두 명에게 사과의 메시지를 전했다. 그러나 진정성 있는 사과였는가는 여전히 의문스럽다. 그도 그럴 것이 오달수는 8일이라는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시간 동안 여러 번 태도를 바꿨다.

지난 21일 연극 연출가 이윤택의 성추행 관련 기사에 댓글로 처음 의혹이 제기된 후 무려 5일이나 침묵으로 일관했다. 그때만 하더라도 대중은 "실망스러운 태도지만 일단 믿고 기다려보겠다"는 마음이 컸다.

오달수는 26일 성추행 의혹에 관한 1차 입장문을 발표했다. 오달수는 "저는 댓글과 그 익명 댓글을 토대로 작성된 기사를 접하는 순간, 참담한 심정으로 1990년대 초반의 삶을 되짚어 보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그렇게 30년 전, 20대 초반으로 돌아가 차분히 스스로를 돌이켜 보았지만, 그런 행동을 한 적이 없습니다"라고 의혹을 부인했다.

많은 이들은 큰 실망감을 나타냈다. 침묵으로 일관하다가 내놓은 입장문은 애매 모호하고 비겁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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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6일과 27일 JTBC '뉴스룸'에 피해자라고 주장한 여성들이 잇따라 인터뷰에 나서자 태도에 변화를 보이기 시작했다.

앞서 댓글로 성추행을 폭로한 A씨는 '뉴스룸'에 얼굴을 가리고 등장했다. 오달수는 인터뷰를 확인한 뒤 입장을 바꾸지 않았다. 일각에서는 익명과 모자이크로 신변을 보호한 가해자에게 "왜 더 용기를 내지 못하냐"는 지적을 하기도 했다. 

하루 뒤 연극배우 엄지영 씨는 실명과 얼굴을 드러내고 오달수에게 당한 성추행을 폭로했다. 피해자의 용기있는 행동은 여론을 바꿨다. 무엇보다 오달수에게 '부끄러움'을 알게 했다.

결국 오달수는 성추행 의혹 일주일만에 사과문을 발표했다. 오달수는 "최근 일어난 일련에 일들은 모두 저의 잘못입니다.  많은 분들께 심려 끼쳐드린 점 진심을 다해 사과 드립니다. 저로 인해 과거에도, 현재도 상처를 입은 분들 모두에게 고개 숙여 죄송하다고 말씀 드립니다. 전부 제 탓이고 저의 책임입니다."라고 대중을 향해 사과 메시지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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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민기, 조재현 등 앞서 성추행 사실이 밝혀진 배우들이 피해자가 아닌 대중을 향한 무의미한 사과를 남발한것을 고려한 듯 피해자 A씨와 엄지영 씨를 향한 편지글 형식의 사과문이었다.

그러나 사과의 뜻을 밝히면서도 최초 폭로자인 A씨에게는 "25년전 연애 감정이 조금은 있었다고 생각했다"고 말해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피해자는 분명 "성폭행을 당했다"고 하는데 가해자는 "연애 감정이었다"는 말로 본질을 흐리고 피해자에게 2차 고통을 안기는 문구다. 

오달수는 사과문에 "행운과 명성은 한 순간에 왔다가 순식간에 사라진다는 세상 이치는 알고 있습니다."라는 글을 남겼다. 과거의 부적절한 행동으로 행운과 명성을 앗아가는 큰 타격을 입게 됐다는 의미다.

하지만 피해자들은 길게는 25년, 짧게는 15년간 피해를 당하고도 '내 잘못은 아닐까'라는 자책까지 더해진 고통의 시간을 보내왔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될 것이다. 

    

(SBS funE 김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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