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대통령, 위안부 피해 할머니 초청 오찬…"지난 합의, 대통령으로서 사과"

문재인 대통령이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을 청와대로 초청해 오찬을 함께 했습니다.

위안부 이면합의가 있었다는 외교부 TF의 결과 발표 이후 여드레만으로 위안부 할머니들이 따로 청와대에 초청된 건 이번이 처음입니다.

문 대통령은 할머니들의 의견도 듣지 않고 뜻에 어긋나는 합의를 한 것에 대해 죄송하다며 대통령으로서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고 밝혔습니다.

지난 합의는 진실과 정의의 원칙에 어긋날 뿐만 아니라 내용과 절차가 모두 잘 못된 것이라며 양국 간의 공식합의였다는 사실은 부인할 수 없지만 그 합의로 위안부 문제가 해결되지 않았다는 걸 다시 한번 강조했습니다.

문 대통령은 정부의 방침을 결정하는데 도움이 될 거라며 할머니들의 의견도 경청했습니다.

할머니들은 한 목소리로 일본이 법적 사죄하게 해달라고 문 대통령에게 요청했습니다.

이용수 할머니는 "합의 이후 매일 체한 것처럼 답답하고 한스러웠는데 대통령께서 이 합의가 잘못됐다는 걸 조목조목 밝혀줘 가슴이 후련하고 고마워서 펑펑 울었다"며 "대통령께 부담을 드리는 것 같지만 이 문제를 해결해 주셔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이옥선 할머니는 "우리가 살면 얼마나 살겠나, 사죄만 받게 해달라"고 했고, 또 다른 이옥선 할머니도 "우리의 소원은 사죄를 받는 것"이라며 "사죄를 못 받을까봐 매일 매일이 걱정"이라고 말했습니다.

오찬이 끝나고 김정숙 여사는 할머니들에게 목도리를 선물하며 직접 매줬습니다.

청와대는 비서실에서 제공한 의전 차량으로 할머니들을 국빈 이동 때와 같은 최고의 예우로 모셨다고 밝혔습니다.

(사진=연합뉴스/청와대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