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천 화재 신고 28분 전 천장에 불…진화 작업 목격"

29명의 사망자를 낸 충북 제천 스포츠센터 화재 당시 119에 최초 신고한 것보다 28분 전에 1층 천장에 불이 나 진화 작업을 하던 사람을 봤다는 목격자가 나왔습니다.

경찰도 최초 신고 시간보다 이르게는 50분 전부터 1층 천장 내부에서 불이 나기 시작해 연소하고 있었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수사를 벌이고 있습니다.

불이 처음 났을 때 진화 작업을 하던 사람이 119에 신고했더라면 소방대 출동이 28분 앞당겨졌고, 불길도 크지 않았기 때문에 29명이 숨지는 대참사를 막을 수 있었을 것이라는 지적이 나옵니다.

제천 참사 유가족 대책위원회에 따르면 지난 21일 오후 3시 25분 희생자 박 모 씨 아들과 친분이 있는 A씨가 불이 난 스포츠센터에서 목욕을 마치고 건물을 나섰습니다.

건물 2층과 지상을 잇는 계단을 내려오던 A씨는 1층 천장에서 연기가 나는 것을 목격했습니다.

A씨는 박 씨의 빈소를 찾아 "당시 건물 관계자로 보이는 사람이 소화기로 천장에 난 불을 끄려고 했다"고 전했습니다.

불이 꺼진 줄 알고 자리를 떴던 A씨는 당일 밤 뉴스를 보고 불이 완전히 꺼지지 않았다는 것을 알았다고 유족 측은 전했습니다.

건물 관리인 김 모(51)씨가 당날 오후 3시 10분 1층 천장에서 얼음을 제거하는 작업을 했다고 경찰에서 진술한 점을 고려하면 불은 오후 3시 10분부터 25분까지 약 15분 사이 천장 내부에서 시작했을 가능성이 커 보입니다.

김 씨는 경찰에서 "화재 발생 50분 전 배관 동파 방지용 열선을 손으로 잡아당겨 얼음을 털어냈다"고 진술했습니다.

오후 3시 25분 연기가 나는 등 불이 난 것을 인지했다는 목격자가 나왔는데 이때부터 약 29분 뒤인 오후 2시 54분 천장을 뚫고 불덩어리가 주차된 차량으로 떨어지면서 건물 밖에서도 육안으로 확인됐습니다.

경찰은 김 씨가 얼음 제거 작업을 한 직후 천장 내부에서 불이 시작했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수사본부 관계자는 "천장 안에서 불이 나면서 발생한 가스가 틈새로 뚫고 나오면서 화염이 터졌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 관계자는 다만 "김 씨의 작업으로 인해 화재가 발생했는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는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국과수에서 건물 내부 CCTV를 복원·분석하고 있다"면서 "영상 자료를 면밀히 살피면 화재 경위를 파악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