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에는 긴급할 때 스스로 대피하기조차 힘든 취약계층도 많이 있습니다. 몸이 아프거나 거동이 불편한 어르신들인데, 이분들에 대한 대피방안 마련이 시급합니다.
안상우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사 내용>
아궁이는 무너졌고 곳곳에 금이 가 있습니다. 언제 내려앉을지 모를 위험한 상황이지만 노부부는 집을 떠나질 못합니다.
할머니는 하루에도 몇 번씩 약을 챙겨줘야 하는 남편을 두고 대피소에 갈 수 없었습니다.
[양순란 (87살) : 영감이 이렇게 아프고 하니까 내가 비켜줄 수가 없잖아요. 그러니까 지키고 있어야 하고… 데려다줘도 못 가요. 고꾸라져서 어떻게 가요.]
근처에 사는 최순덕 할머니도 홀로 남았습니다.
대피소에 가고 싶어도 어디로, 어떻게 가야 할지 모르기 때문입니다.
[최순덕 (84살) : 누가 오라 해야 가지. 누가 오라 해야 가고 어디로 가는 줄 알아야 가지. 안 그래요?]
아파트 단지 안에 놓인 한 칸짜리 컨테이너.
집이 파손됐지만, 몸이 불편해 대피소로 가지 못한 노인들이 전기장판 한 장에 의존해 추위를 피하고 있습니다.
[김연화 (87살) : 거기에 가 있으면 서로서로 이야기도 하고. 뭐 그렇게 있는 게 낫지. 마음이 좀 안정되지.]
포항에서 홀로 사는 노인은 1만 4천 명에 달하지만, 이들을 위한 대피 매뉴얼은 아예 없습니다.
[포항시 관계자 : 가가호호 방문해서 그분들(독거노인)을 다 대피를 시킬 그런 수단은 솔직히 없고요.]
언제 또 지진이 날지 모르는 지금, 거동이 불편한 취약계층에 대한 체계적인 대피 체계 마련이 시급합니다.
(영상취재 : 하 륭, 영상편집 : 황지영)
(SBS 비디오머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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