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15년 탈북한 남성이 최근 탈북을 시도하다 중국에 붙잡힌 아내와 아들을 북한으로 송환하지 말아 달라고 중국 정부에 호소했습니다.
영국 BBC 방송은 자신을 '리'라고만 밝힌 이 남성이 이같이 요청하는 영상 메시지를 받았다고 보도했습니다.
리 씨의 아내와 4살 아들을 포함한 북한 주민 10명은 지난 4일 탈북을 시도하다 중국 선양에서 공안에 체포돼 북송될 위기에 처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리 씨는 "아내와 아들이 북송되면 사형을 당하거나 정치범 수용소에서 시들어 사라지게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나의 아이를 손주라고 생각하고 자유의 나라 한국으로 보내달라"고 요청했습니다.
이어, "제발 우리를 도와달라. 내 가족이 송환되지 않도록 해 달라"며 "아버지로서 두 정상에게 내 가족을 도와달라고 빈다"고 덧붙였습니다.
리 씨는 아들이 감옥에 갇혀 있는 것을 보는 악몽에 시달리고 있다고 털어놨습니다.
그는 "아이가 내 이름을 부르는 게 들리는 것 같다"면서 "아이가 차가운 감옥에 갇혀 아버지를 부르며 울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아무것도 하지 않고서는 도저히 견딜 수가 없다"고 말했습니다.
앞서 화춘잉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정례 브리핑에서 최근 중국에서 붙잡힌 탈북자에 대한 질문을 받자 "구체적인 관련 상황을 알지 못 한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중국은 국내법과 국제법 그리고 인도주의 원칙에 따라 유관 문제를 처리한다는 일관된 입장을 갖고 있다"고 언급했습니다.
인권단체 휴먼라이츠워치에 따르면, 중국 공안이 지난 7∼9월에만 탈북자 최소 49명을 적발하는 등 북·중 국경에서 탈북자에 대한 단속이 심해지고 있습니다.
이에 앞서 12개월간 51명이 붙잡힌 것에 비하면 그 수가 급격히 늘어난 것입니다.
또한, 지난 3개월 동안 탈북자 9명이 강제 북송된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휴먼라이츠워치는 "전 세계에 있는 탈북민과 그 가족들은 국제 사회의 지원을 받아야 한다"며 "각국 정부와 유엔 난민 고등 판무관은 중국이 고문. 강제 노동, 성 착취 등에 처할 북한 주민들을 북송하지 않도록 요구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