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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송 : 김성준의 시사전망대 (FM 103.5 MHz 18:05 ~ 20:00)
■ 진행 : SBS 김성준 앵커
■ 방송일시 : 2017년 11월 8일 (수)
■ 대담 : 안영인 SBS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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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초미세먼지 많이 노출될수록 우울증 발생 위험도 높아
- 우울증 발생 위험도, 최고 61%까지 상승
- 당뇨 환자, 미세먼지에 의한 우울증 발생 위험도 83% 높아
- 美, 초미세먼지 농도 높은 지역 주민의 스트레스 척도 높아
- 가을 미세먼지, 중국의 난방 시작 시기인 것도 원인 중 하나
▷ 김성준/진행자:
천고마비. 하늘이 높고 말이 살찐다는 뜻이죠. 가을은 정말 맑은 하늘과 풍요를 상징하는 계절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사실 어제 한미정상회담이 끝난 다음에 공동 기자회견에서도 이렇게 아름다운 가을 날씨에 한국을 방문해서 고맙다. 이런 얘기를 우리 측에서도 얘기했었는데. 하필이면 그 얘기를 하는 어제도 그렇고 오늘도 그렇고 미세먼지가 이만저만이 아니었던 모양입니다.
평상시보다 서해안 일부 지역 같은 경우에는 네 배나 미세먼지 농도가 높았다고 하더라고요. 더 큰 문제는 이런 미세먼지가 호흡기 질환뿐만 아니라 신경과민, 우울증, 이런 정신질환까지 일으키는 것으로 조사가 됐다고 합니다. 이 감성의 계절에 무슨 일입니까. 안영인 SBS 기상전문기자와 함께 자세한 얘기를 나눠보겠습니다. 어서 오십시오.
▶ 안영인 SBS 기자:
네.
▷ 김성준/진행자:
우리가 호흡기 질환은 다 알죠. 실제로 호흡기 질환을 경험하는 사람들이 많으니까요. 미세먼지가 많을 때는. 그런데 이게 웬 정신질환입니까?
▶ 안영인 SBS 기자:
네. 서울대와 을지대, 서울시보건환경연구원 등의 공동 연구 결과가 나왔습니다. 연구팀이 2002년부터 2010년까지 서울에 살고있는 2만 7천여 명을 대상으로 초미세먼지와 우울증 발생과의 관계를 조사했습니다. 연구 결과를 보니까 초미세먼지에 많이 노출될수록 우울증 발생 위험도 크게 높아졌는데. 초미세먼지가 ㎥당 10μg이 증가할 경우 우울증 발생 위험도가 적게는 43%에서 많게는 61%나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 김성준/진행자:
이건 굉장한 차이네요?
▶ 안영인 SBS 기자:
네. 미세먼지로 뿌연 하늘을 보기만 해도 가슴이 답답한데요. 연구팀은 초미세먼지에 많이 노출되면 우리 몸에서 세포를 손상시키는 활성산소가 늘어나고 만성 염증이 늘어나면서 우울증 발생 위험이 높아지는 것으로 분석했습니다. 최근에는 혈액 속에 들어간 초미세먼지가 중추신경계에 직접 영향을 줘서 우울증을 일으킬 수 있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습니다.
▷ 김성준/진행자:
이게 청취자 여러분께 분명하게 정리를 해드리기 위해서. 단순하게 얘기해서 미세먼지가 많으면 하늘도 뿌옇고 숨쉬기도 답답하니까 기분이 나빠서 우울증 위험도가 높아지는 이런 차원이 아니군요.
▶ 안영인 SBS 기자:
예. 그렇습니다.
▷ 김성준/진행자:
생리적으로 실제로 질병이 생기는 것이군요.
▶ 안영인 SBS 기자:
생리적으로 충분히. 가슴이 답답하다, 기분이 나쁘다. 이런 것도 있을 수 있습니다만 생리적으로 신체적인 현상으로 질병이 발생할 수 있다. 이런 연구 결과가 되겠습니다.
▷ 김성준/진행자:
우리 이번 조사가 처음 나온 겁니까? 아니면 과거에도 그런 조사가 있었습니까?
▶ 안영인 SBS 기자:
2012년에도 미세먼지와 오존, 이런 것들이 있으면 우울증 발생 위험이 높아진다는 연구 결과가 있었고요. 최근에는 미국의 연구 결과도 있었습니다. 특히 지병이 있는 경우에 당뇨병이나 심장 질환, 만성 폐쇄성 폐 질환 같은 질환이 있는 사람은 이런 질환이 없는 사람보다도 미세먼지로 인한 우울증 발생 위험도가 훨씬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예를 들어보면 당뇨병이 있는 사람은 초미세먼지가 ㎥당 10μg 증가할 경우 우울증 발생 위험도는 83%나 높아졌는데요. 당뇨병이 없는 사람의 경우 초미세먼지로 인한 우울증 발생 위험도가 27% 높아지는 것과 비교하면 병이 있으면 56% 포인트나 더 높아지는 겁니다.
▷ 김성준/진행자:
그런데 이 우울증이라는 것도 우리가 흔히 생각할 때 기분이 우울해지는 것을 우울증이라고 생각할 수 있는데. 여기서 말하는 우울증은 질병으로서의 우울증이죠? 치료를 받아야 하는 심각한 정신적 질환을 말하는 거잖아요.
▶ 안영인 SBS 기자:
네. 그렇습니다. 여기서는 기분이 나빠진다든가, 가슴이 답답해진다. 이런 게 아니고 신체적인 증상으로 어떤 질병이 나타나는 것을 말하고 있습니다.
▷ 김성준/진행자:
미국도 조사를 했고 우리도 조사를 한 건데. 사실 지금 상황으로 보면 미국 어디인지는 모르겠습니다만, 미국의 연평균 초미세먼지 농도보다는 우리나라 연평균 초미세먼지 농도가 훨씬 높은 것 아닌가요?
▶ 안영인 SBS 기자:
예. 그렇습니다. 미국이 최근의 연구 결과를 발표했습니다. 이달에 발표했는데요. 미국의 연구 결과를 보면 1999년부터 2011년까지 13년 동안 미국 특정 지역이 아니고 미국 전 지역, 6천 명을 대상으로 정신 건강 상태와 초미세먼지의 관계를 조사했습니다. 말씀하셨듯이 미국은 우리나라보다 훨씬 미세먼지 농도가 낮은데요. 조사 대상자가 사는 지역의 연평균 초미세먼지 농도를 보니까 ㎥당 2μg에서 많은 곳이 24μg 정도였습니다. 조사원들의 정신적인 스트레스나 불안, 우울 정도는 케슬러 정신 스트레스 척도라는 것을 이용해서 측정했는데요. 연구 결과는 우리나라와 마찬가지로 초미세먼지 농도가 높은 지역에 사는 사람일수록 스트레스 척도가 높았습니다.
예를 들어서 초미세먼지 농도가 상대적으로 높은 21μg/㎥ 이상 지역에 사는 사람의 스트레스 척도는 초미세먼지 농도가 5μg/㎥ 이하로 낮은 지역에 사는 사람보다 스트레스 척도가 17% 정도 높았습니다. 여기서는 다른 변수는 다 제거하고 오로지 미세먼지의 영향만 따져본 것입니다. 이렇게 스트레스 척도가 높다는 것은 미세먼지 때문에 어떤 슬픔이라든가 신경과민, 절망 같은 정신적인 고통이 그만큼 심하다는 것을 뜻하는 겁니다.
▷ 김성준/진행자:
그런데요. 자, 그렇게 심각한 게 미세먼지인데. 오늘도 백령도나 서해안 일부의 미세먼지 농도가 평상시보다 최고 4배나 높았다. 이번 가을 미세먼지가 왜 이렇게 심한 겁니까?
▶ 안영인 SBS 기자:
일단 계절적으로 보면 중국에서 난방을 시작하는 시기이고요. 바람이 북서풍으로 바뀌는 계절입니다. 그러니까 중국에는 많은 미세먼지가 바람 방향, 여건만 맞으면 우리나라로 올 수 있는데. 특히 오늘 같은 경우는 불청객인 가을 황사가 찾아왔습니다. 미세먼지에 황사까지 더해지면서 오늘 낮 한때 서해 섬 지방과 서울, 경기, 충청, 호남 지방의 미세먼지가 최고 200μg/㎥ 안팎까지 올라갔습니다.
지난해의 우리나라의 연평균 미세먼지 농도가 48μg/㎥인 점을 고려하면 평상시보다는 4배 정도나 높은 겁니다. 그리고 경기도와 충청, 호남 지방 곳곳에는 미세먼지 주의보가 내려지기도 했는데요. 미세먼지 주의보는 150μg/㎥ 이상의 미세먼지 농도가 두 시간 이상 지속할 때 내려집니다. 그만큼 심했다는 얘기가 되겠습니다.
▷ 김성준/진행자:
황사는 기본적으로 봄철 문제잖아요.
▶ 안영인 SBS 기자:
네. 그렇습니다. 말씀하신 대로 황사는 봄철에 나타나는데요. 황사가 오기 위해서는 세 가지 조건이 딱 맞아야 옵니다. 우선 황사 발원지인 몽골과 중국 북부 지역이 매우 건조하고, 두 번째는 강한 저기압이 발원지를 통과하면서 흙먼지를 끌어올리고. 마지막으로 때맞춰 불어오는 북서풍이 있어야 우리나라로 황사가 들어오게 됩니다. 그런데 이 같은 조건이 봄철에만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라 최근에는 가을철에도 만들어지고 있다는 의미가 되겠습니다. 최근의 경우를 보면 가을철에, 없을 때도 있습니다만. 한 번, 아니면 세 차례 정도 황사가 나타나는데요. 지난 2010년에 서울에 세 차례 정도 황사가 나타난 적이 있습니다.
▷ 김성준/진행자:
본질적으로. 안영인 기자는 이 기상학 박사이기도 하고 미세먼지 문제에 대해서 굉장히 전문성을 가진 전문가임에도 불구하고. 전에도 한 번 우리가 뉴스 할 때 얘기를 들어보면 황사나 미세먼지 문제는 우리가 뭘 한다고 해서 해결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라는 거잖아요. 기본적으로.
▶ 안영인 SBS 기자:
황사는 물론 말씀하신 대로 중국에서 발원해서 우리나라로 오기 때문에 우리가 어떻게 할 수 있는 사항은 아닙니다. 미세먼지의 경우도 마찬가지로 평균적으로 고농도 미세먼지가 나타날 때는 60에서 많게는 80%가 중국에서 오는 것이거든요.
▷ 김성준/진행자:
그 미세먼지의 80%가 중국에서 온다.
▶ 안영인 SBS 기자:
많을 때는 최고 80% 안팎까지 중국에서 오고 있습니다. 그러니까 우리나라 내부에서 미세먼지를 줄여야 하는 것은 맞습니다만. 고농도 미세먼지의 경우에는 대부분 중국에서 오기 때문에 우리가 어떻게 할 수 있는 직접적인 방법은 사실상 없다고 봐야 합니다.
▷ 김성준/진행자:
우리가 발전소 발전 안 하고 자동차 배기가스 안 내보내고 집에서 보일러 안 떼고. 이래 봤자 한 30~20% 줄이는 것이라는 얘기 아닙니까.
▶ 안영인 SBS 기자:
그렇죠. 고농도 미세먼지, 일반적으로 우리나라에서 나오는 미세먼지만 가지고는 그렇게 고농도 미세먼지가 잘 나타나지 않습니다. 아주 드물게 나타날 수 있는데. 이렇게 자주 고농도 미세먼지가 나타나는 것은 우리나라 것도 물론 있습니다만. 대부분이, 훨씬 더 많은 60~80%가 중국에서 오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 김성준/진행자:
마스크도 아무 마스크나 쓰면 안 되는 거죠?
▶ 안영인 SBS 기자:
일반적으로 마스크를 쓰면 미세먼지가 너무 작기 때문에 다 통과를 합니다. 반드시 황사 마스크를 쓰셔야만 미세먼지를 거를 수 있습니다.
▷ 김성준/진행자:
제가 뉴스 할 때마다 제일 싫은 게 이런 별 대책이 없는 뉴스를 시청자, 청취자 여러분께 전해드릴 때인데. 어쨌든 우리가 조심해야죠. 방법이 없죠. 알겠습니다. 지금까지 안영인 SBS 기상전문기자였습니다. 수고했습니다.
▶ 안영인 SBS 기자:
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