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달 수도 리야드 킹파드 스타디움에서 개최된 '제87년 건국의 날' 행사. 여성의 스포츠 경기장 입장이 금지된 사우디에서 사상 처음으로 입장이 허용됐던 행사
사우디아라비아가 내년부터 여성이 스포츠 경기장에서 열리는 운동 경기를 관람할 수 있도록 허용할 예정이라고 AFP통신 등이 전했습니다.
사우디 스포츠청은 트위터를 통해 "리야드, 제다, 담만에 있는 3개 경기장에서 2018년 초부터 가족들을 수용할 수 있도록 준비작업을 시작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이는 남성의 전유물이었던 스포츠 경기장을 여성에게도 개방하는 것으로 지난달 발표한 여성의 운전 허용 조치에 이은 또 하나의 획기적인 사건으로 평가됩니다.
전 세계적으로 여성에 대한 제약이 가장 엄격한 국가 중 하나인 사우디는 오랫동안 공공장소에서 남녀를 분리하는 규정에 따라 여성의 스포츠 경기장 출입을 금지했습니다.
이번 결정은 왕위 1순위 계승자인 모하마드 빈살만 왕세자가 야심 차게 추진하는 개혁 조치의 연장선 위에 있습니다.
최근 사우디를 개방적이고 온건한 이슬람 국가로 바꾸겠다고 선언한 모하마드 왕세자는 사우디의 사회·경제 개혁 중장기 계획인 '비전 2030'을 이끌고 있습니다.
비전 2030에는 탈 석유 시대를 대비해 엄격히 제한됐던 여성의 사회활동과 교육의 기회를 늘리는 내용이 핵심 과제로 포함됐습니다.
사우디는 2015년 처음으로 여성의 선거·피선거권을 허용하는 등 최근 몇 년에 걸쳐 서서히 여성의 정치, 사회적 권리를 확대하는 조처를 취했습니다.
특히 지난달에는 내년 6월부터 여성이 운전하는 것을 허용하도록 하는 국왕 칙령을 발표해 여성 억압의 상징으로 여겨졌던 대표적인 사우디의 보수적 종교 관습에 종언을 고했습니다.
(사진=AP/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