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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강남·서초 장기전세주택 '텅텅'…"비싼 보증금 탓"

서울시가 매입해 SH공사가 공급하는 장기전세주택이 서초구, 강남구 등 강남권에서 신청자가 없어서 빈집이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는 청약자격 기준에 해당하는 사람들이 부담하기엔 지나치게 높은 전세보증금 때문으로, 서울시의 장기전세 주택 제도에 대한 근본적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바른정당 이학재 의원이 서울시와 SH공사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현재 서울시가 공급하는 장기전세주택에 해당하는 아파트 단지 수는 총 71개로 세대수는 총 3천230세대입니다.

이들 단지의 전세보증금은 적게는 6천382만 원에서 많게는 7억 3천500만 원에 이르고 있습니다.

서울시는 2007년부터 재건축 아파트를 매입해 전량 장기전세주택으로 공급하고 있습니다.

'장기전세'는 주변 전세보증금 시세의 70~80% 수준으로, 최장 20년 동안 거주할 수 있는 서울시의 공공임대주택 방식 중 하나입니다.

서울에 거주하는 무주택 세대 구성원 중 소득이 일정 수준 이하인 사람에 신청 자격이 주어집니다.

서울시 자료에 따르면 장기전세주택 전체 71개 단지의 30%가 집값이 가장 비싼 강남구와 서초구에 있으며, 이들 단지는 신청자가 없거나 당첨자 미계약이 무더기로 나오고 있습니다.

전체 장기전세주택 3천230세대 중 빈집을 뜻하는 공가는 82세대에 지나지 않지만, 이 가운데 강남구와 서초구에 있는 장기전세주택의 공가는 58세대로 71%를 차지했습니다.

공가율이 가장 높은 곳은 서초구 '래미안신반포팰리스'로 총 81세대 중 31세대가 비어 있는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이처럼 강남 지역 장기전세주택의 공가율이 높은 까닭은 전세금이 시세의 70~80% 정도로 저렴하다 해도 '시세 연동'으로 인해 강남권 재건축 아파트 전세금이 통상 5억~6억 원에 이르기 때문에, 신청기준을 충족한 사람들이 입주자로 선정돼도 계약을 하지 못하는 사례가 많기 때문입니다.

SH공사는 공가를 처리하기 위해 추가 입주자 모집 공고를 내면서 전세금을 내려서 책정하고 입주 신청을 할 수 있는 소득 기준을 대폭 완화했지만 공가가 여전히 남아 있는 상태입니다.

이 의원은 "앞으로 강남 지역에서 재건축이 늘면 서울시 장기전세주택도 추가로 공급될 텐데 공실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것인지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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