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네수엘라 야권이 핵심 지도자의 이탈로 분열 위기를 맞고 있다.
25일(현지시간) 엘 나시오날 등 현지언론에 따르면 우파 야권 연합 국민연합회의(MUD) 지도자 중 한 명인 엔리케 카프릴레스는 전날 MUD에서 탈퇴하겠다고 선언했다.
카프릴레스는 "야권 소속으로 지방선거에서 당선된 주지사들이 제헌의회에 충성을 서약하는 데 대한 항의 차원"이라고 탈퇴 배경을 설명했다.
그는 "MUD가 생각이나 비전을 함께하며 뭉치지 않았기 때문에 일원으로 남지 않을 것"이라며 "야권 연정은 그들 앞에 내던져진 뼈를 냉큼 집는 사람들의 모임에 지나지 않는다"고 비난했다.
과거 두 차례 대선에 출마한 전력이 있는 카프릴레스는 내년 말 대선에서 유력한 야권 후보로 거론되는 인물이다.
정의제일당(PJ) 소속인 카프릴레스는 과거 대선에서 각각 우고 차베스 전 대통령과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과 경합을 벌였으나 근소한 차이로 낙선했다.
베네수엘라 정부는 지난 4월 미란다 주지사였던 카프릴레스에 대해 15년간 공직 선거 출마를 금지하기도 했다.
야권은 개헌 등 무소불위의 권한을 지닌 제헌의회가 야권이 장악한 기존 의회를 무력화하고 마두로 정권의 독재를 강화하기 위한 도구라고 비판하며 지난 7월 말 치러진 제헌의회 선거에 불참했다.
이 때문에 야권은 지방선거 직후 소속 당선자들이 제헌의회에 충성서약을 하지 않을 것이라고 공언했으나 지난 23일 지방선거에서 당선된 야권 주지사 5명 중 4명이 제헌의회 앞에서 취임선서를 했다.
당선된 주지사들이 제헌의회 선서를 하지 않을 경우 자격을 박탈하고 보궐선거를 치를 것이라는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의 위협이 야권의 분열을 일으킨 것이다.
야권 분열은 지방선거 이후 감지됐다.
야권은 공식적으로 일부 지방선거 과정에 관권 개입과 개표 부정이 있었다고 주장했으나 일각에서는 민심을 겸허히 수용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