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장수 재위 기록을 세운 태국 국민의 '아버지' 푸미폰 아둔야뎃 국왕의 장례식이 오늘(25일)부터 닷새간 성대하게 치러집니다.
장례식은 오늘 저녁 5시 반 국왕의 시신을 안치한 왕궁에서 기도회로 시작하며, 내일 국왕의 시신과 유골함을 화장터로 옮길 계획입니다.
장례식의 하이라이트인 이 행사에는 5천 6백여 명의 군인들이 동원돼 2.5㎞에 달하는 화려한 행렬을 이루며 길이 18m, 높이 11.1m의 금빛 '왕실전차'를 인도합니다.
푸미폰 국왕은 1946년 6월 9일 즉위해 지난해 10월13일 서거할 때까지 70년 126일간 왕위를 유지하면서 태국 국민의 구심점 역할을 했습니다.
그는 막대한 왕실 재산 가운데 일부를 수많은 농업 및 지역 개발 사업에 투자하고, 환경과 복지 등 분야에서 4천여 건이 넘는 로열 프로젝트를 가동해 국민의 삶을 개선했습니다.
또 군부 쿠데타나 대규모 시위 등 정치적 격변기에는 권위 있는 중재자로 나섰습니다.
그동안 무려 19차례의 쿠데타가 벌어지는 불안한 정국 속에서도 태국이 동남아에서 비교적 안정된 생활 수준을 유지하는 것은 푸미폰 국왕이 사회 구심점으로서 활동했기 때문이라는 평가가 나옵니다.
태국 국민은 이런 푸미폰 국왕을 '아버지'로 부르며 신처럼 받들었고, 그 덕분에 그는 다른 입헌군주국의 국왕과 달리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었습니다.
1년간 애도 기간을 거쳐 닷새간 치러지는 장례식에도 푸미폰 국왕에 대한 태국 국민의 사랑과 존경심을 반영하듯, 푸미폰 국왕의 시신이 안치된 방콕 왕궁에는 지난 1년간 약 1천 3백만 명의 조문객이 다녀갔습니다.
또 장례식에는 전 세계 42개국의 국가지도자와 왕족들이 대거 참석해 조문합니다.
미국은 제임스 매티스 국방부 장관을 대표로 하는 조문단을 파견하고, 중국은 장가오리 상무 부총리가 조문단을 이끕니다.
한국에서는 박주선 국회부의장, 민주당 강병원, 자유 한국당 백승주, 바른정당 지상욱 의원으로 구성된 정부 조문 특사단이 파견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