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4일(현지시간) 미 의회를 방문, 공화당 상원의원들과 대규모 오찬 회동을 한다.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 이후 의회에서 공화당 상원의원들과 이런 자리를 갖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세제 개혁 등 주요 입법과제를 점검하고 여권의 단합을 도모하기 위한 자리이나, 회동 당일 오전 '앙숙 관계'인 밥 코커(공화·테네시) 상원 외교위원장과 또다시 장외 설전을 벌이는 등 '지뢰밭'이 될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되면서 시작 전부터 전운이 감돌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낮 의회에서 공화당 정책위원회 주재로 비공개 오찬을 한다.
감세안을 비롯해 여권의 주요 현안들에 대한 처리 방안 등을 논의하기 위해서다.
그러나 의회전문매체인 '더 힐' 등 미국 언론은 "내부 결속이라는 원래 취지와 달리 내부 격론의 장이 될 수 있다"며 "트럼프 대통령으로선 위험부담이 큰 의회행(行)"이라고 분석했다.
더 힐은 이번 회동의 5대 관전 포인트로 세제 개혁안에 대한 구체적 합의점이 도출될지, 트럼프 대통령이 건강보험 입법과 관련해 어느 정도 수준의 언급을 할지 등을 꼽았다.
또 최근 공화당 의원들의 지역구에 자신과 뜻을 함께하는 인사들을 '출전'시키겠다며 도전장을 던진 트럼프 대통령의 측근 스티브 배넌 전 백악관 수석전략가에 대해 공화당 의원들이 문제를 삼을지, 트럼프 대통령이 일부 공화당 인사를 면전에서 공격할지도 지켜볼 대목이다.
불참자 면면에도 관심이 모아지는 가운데 최근 불화를 빚어온 코커 위원장, 존 매케인(애리조나) 상원 군사위원장 등은 참석할 것으로 보여 어떤 상황이 빚어질지 주목된다고 미국 언론들은 보도했다.
이런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과 코커 위원장은 회동을 몇 시간 앞두고 또다시 충돌했다.
코커 위원장은 이날 오전 ABC 방송에 출연, 트럼프 대통령을 향해 "북한 문제에서 손을 떼고 전문가에게 맡기라"고 직격탄을 날린 데 이어 세제 개혁에 대해서도 "세금 문제는 의회에 맡겨두라. 적절한 시점에 의회에서 논의하면 될 일"이라고 했다.
그는 또 CNN 인터뷰에서 "다시는 트럼프 대통령을 대선에서 지지하지 않을 것"이라며 "그는 난국 대처 능력이 없으며, 국격을 떨어트리고 있다"고 원색적으로 공격했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은 트위터 글을 통해 "오바마 전 대통령의 이란 핵 협정을 도왔던 밥 코커가 이제는 감세와 싸우고 있다"며 "코커는 내가 지원을 거부하자 차기 출마를 포기한 뒤 내가 하는 모든 것을 반대하고 있다"고 반격에 나섰다.
그는 코커 위원장을 또다시 '꼬마'라고 부르며 "그는 무능한 상원 외교위원장이다. 그는 전 세계가 우리를 비웃으면서 이용해온 것을 짐작도 못 했다"며 "'꼬마 밥 코커' 같은 사람들이 미국을 후퇴시킨 것이다. 우리는 이제 앞으로 나아갈 것"이라고 주장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