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은 그 자체로 인간에게 선물이었다. 그곳의 산과 바다에서 나오는 다양한 해산물과 열매는 아픈 이들에게 더 없이 좋은 보약이 됐다.
24일 방송된 'SBS 스페셜'에서는 '블루존-암을 잊은 섬'이라는 주제로 저마다의 사연을 안고 섬에 온 절실한 사람들의 이야기가 그려졌다.
도시에서 살다 시한부 선고를 받고 마지막 순간을 자신의 고향에서 보내고자 섬으로 귀향한 사람이 있는가 하면 인생의 마지막을 조용히 섬에서 마무리하고자 선택한 사람도 있다. 또 어떤 이는 섬에서 기적을 꿈꾸기도 한다. 그리고 이들은 그 섬에서 살아났다. 병원도 약국도 없는 고립 된 섬. 이들은 왜 암 선고를 받은 후 섬으로 향한 걸까. 섬에는 어떠한 특별함이 숨어있는 걸까.
마흔 살에 미국으로 이민 간 김동화 씨는 낯선 땅에서 살아남기 위해 열심히 달렸다. 하지만 타향살이 29년 만에 췌장암이라는 진단을 받고 시한부 인생이 됐다. 그에게 주어진 시간은 3개월뿐이었다. 그리고 그는 자신의 마지막 여생을 보낼 곳을 찾아 귀향을 했고 섬으로 들어왔다.
도시에서 대기업을 다니던 노명월 씨는 2007년 암 중에 사망률 1위라는 폐암에 걸렸다. 그녀는 수술 후 어머니가 계시는 고향인 소청도로 들어왔다. 하지만 그녀의 불행은 끝나지 않았다. 2년 전 남편까지 폐암에 걸린 것이다. 그렇게 폐암 부부는 섬으로 들어와 ‘기적’을 꿈꿨다.
또 김성호 씨, 이수석 씨와 황치환 씨도 건강에 큰 이상을 느끼다가 섬으로 향했다. 그리고 그들은 모두 섬에서 살아났다.
주민들의 평균수명이 유난히 긴 지역을 두고 블루존(Blue Zone)이라고 부른다. 연구 결과 세계 5대 블루존 중 4곳이 섬이거나 반도라고 한다. 대체 블루존인 섬에는 어떠한 비밀이 있는 걸까.
섬 생활에서 접하는 건강한 식단이 눈길을 모았다. 김동화 씨는 섬에 와서 가장 많이 하는 것이 섬 공기를 깊이 들이 마시는 것이었다. 또 자연에서 오는 먹거리가 가득했다. 해조류, 생선으로 가득한 식사를 매끼 입맛에 맞게 맛있게 먹었다.
노명월 씨 부부 같은 경우는 차가 없어서 걸어서 다닐 수 밖에 없는 것이 많이 운동이 됐다고 전했다. 산에서 만든 열매로 효소도 만들어 먹는다. 섬에서 자란 특별한 허브들은 이들 부부의 건강을 지켜줬다.
섬에는 그곳만의 특별함이 있다. 육지로부터 떨어져 있어 다양한 오염원으로부터 고립돼 있다. 때문에 맑은 공기와 신선한 음식 재료를 쉽게 얻을 수 있다. 그리고 언덕으로 이뤄져 있는 섬의 지형이 자연스러운 운동효과를 가져온다. 무엇보다 심리적인 마음의 변화가 암을 이기는데 도움이 됐다고 한다.
섬에서 건강을 찾은 사람들의 이야기는 건강한 삶을 사는 데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하게 했다.
(SBS funE 이정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