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또 북태평양을 향해 일본 상공으로 탄도미사일을 발사하는 대형 도발을 감행했습니다.
합동참모본부는 오늘(15일) "북한이 오늘 오전 6시 57분 평양시 순안 일대에서 일본 상공을 지나 북태평양 해상으로 불상 탄도미사일 1발을 발사했다"고 밝혔습니다.
합참은 "최대고도는 약 770여km, 비행거리는 약 3천700여km로 판단되며 추가 정보에 대해서는 한미가 정밀 분석 중에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한미 군 당국은 최근 북한 이동식발사대(TEL)의 이동 등 미사일 발사 징후를 포착하고 면밀히 감시해온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일본 정부는 북한이 쏜 미사일이 홋카이도 상공을 통과해 홋카이도 에리모미사키 동쪽 2천㎞ 태평양에 낙하한 것으로 파악됐다고 발표했습니다.
최고고도와 비행거리 등으로 미뤄 북한이 중장거리탄도미사일(IRBM)인 '화성-12형'을 정상 각도(30∼45도)로 발사했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옵니다.
북한은 지난달 9일 화성-12형으로 미군기지가 있는 괌에 대한 '포위사격'을 검토 중이라고 위협한 바 있습니다.
북한은 지난달 29일에도 평양 순안 일대에서 화성-12형을 발사했습니다.
당시 화성-12형은 일본 상공을 지나 2천700여㎞를 비행했습니다.
북한이 17일 만에 또다시 정상 각도로 IRBM급으로 추정되는 미사일을 발사한 것은 미국 본토를 타격할 수 있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완성을 위해 대기권 재진입 등 핵심 기술을 시험하기 위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옵니다.
국가정보원은 지난 4일 국회 정보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북한이 정권수립 기념일(9월 9일)을 전후로 ICBM급 미사일을 정상 각도로 발사할 가능성을 제기하기도 했습니다.
북한의 이번 도발은 지난 3일 감행한 6차 핵실험에 대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제재 결의에 반발한 무력시위의 성격도 있어 보입니다.
북한의 미사일 도발은 안보리의 대북 제재결의가 채택된 지 사흘만에 이뤄졌습니다.
유엔 안보리는 지난 11일(미국시간.
한국시간 12일 오전) 대북 원유 공급 제한을 포함한 제재 결의 2375호를 채택했습니다.
이에 대해 북한은 13일 외무성 보도를 통해 핵·미사일 개발에 더욱 박차를 가할 의지를 천명했습니다.
우리 군은 오늘 북한의 도발 징후를 감시하다가 미사일 발사와 동시에 탄도미사일 '현무-2'를 동해상으로 발사하며 즉각 대응태세를 과시했습니다.
현무-2의 사거리는 도발 원점인 평양 순안과의 거리인 250㎞에 맞춰 정해졌습니다.
북한의 미사일 발사 즉시 도발 원점을 타격할 수 있음을 보여준 것입니다.
문재인 정부 들어 북한의 도발은 이번이 11번째인데 이 가운데 미사일 발사는 10차례, 핵실험은 1차례입니다.
문재인 대통령은 북한의 도발 직후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전체회의를 소집해 대응책 마련에 착수했습니다.
북한이 도발을 멈추지 않음에 따라 정부도 대북 압박 기조를 유지하는 게 불가피할 것으로 보입니다.
정부가 지난 14일 국제기구를 통해 북한 모자보건 사업에 800만달러를 지원하는 방안을 추진하겠다고 밝힌 것도 북한이 불과 하루 만에 도발을 감행함에 따라 무색해졌다는 지적이 나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