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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위협 핵무기 이용 전자기펄스 공격 원리와 위력은

북한 위협 핵무기 이용 전자기펄스 공격 원리와 위력은
북한이 3일 6차 핵실험 후 관영매체들을 통해 잇따라 핵무기를 이용한 전자기펄스(EMP) 공격의 위력을 선전함에 따라 우리나라나 미국을 이 방법으로 공격할 가능성이 주목됩니다.

EMP 공격은 전기·전자 기기를 망가뜨릴 수 있을 정도로 매우 강한 전자기파를 발생시켜 기기나 인프라를 파괴하는 것을 뜻합니다.

특히 수백 km 상공에서 핵폭탄을 터뜨릴 경우 지표면과 거리가 멀기 때문에 즉각적 인명 피해는 없지만 순간적으로 엄청난 강도의 전자기파가 발생합니다.

이를 통해 미국 본토 전역과 맞먹는 넓은 지역에 전자기기 파괴, 정전, 통신 두절 등 피해가 일어날 수 있습니다.

북한이 EMP 공격을 선전하는 보도를 계속 내보내는 것은 한국이나 일본뿐만 아니라 미국 본토에도 당장 타격을 가할 능력이 있다는 점을 강조하기 위한 위협으로 풀이됩니다.

높은 고도에서 핵무기를 터뜨리는 '핵 EMP 공격'은 1950년대 미국과 소련 사이의 냉전 시대부터 그 가능성이 거론되기 시작했으며, 2000년대 이후에도 이에 대한 대비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의견이 미국의 산업계와 군부에서 꾸준히 나오고 있습니다.

핵폭탄이 폭발하면 엄청난 양의 감마선(매우 파장이 짧고 에너지가 큰 빛)이 나와서 얇은 구면 모양으로 모든 방향으로 퍼져 나갑니다.

이런 감마선이 대기 속의 분자와 충돌해 산란되면 매우 큰 에너지를 가지고 엄청난 속도로 움직이는 전자들이 튀어나오게 됩니다.

전하를 띤 전자들이 초고속으로 움직이면서 지구의 자기장과 상호작용을 하면 매우 강한 전자기파가 형성되고 증폭됩니다.

이런 전자기파가 지표면에 닿으면 전자·전기 부품이 전자기적 충격을 견디지 못해 순식간에 잇따라 망가질 수 있습니다.

이렇게 되면 통신망, 전력망, 철도망이 마비될 우려가 있고 휴대전화, 컴퓨터, 비행기, 헬리콥터, 선박, 상하수도 시설, 엘리베이터, 환기시설, 전력시설, 병원 의료기기, 신호등 등도 정상 작동을 장담하기 어렵습니다.

지표면 근처에서 핵무기가 폭발하면 즉각 인명피해와 물리적 파괴는 엄청나지만 EMP 피해 범위는 반경 수∼수십km 수준에 그칩니다.

그러나 핵폭탄이 30km 이상의 높은 고도에서 폭발하면 주변 공기의 밀도가 매우 낮아 핵폭발시 나오는 감마선이 매우 먼 곳까지 퍼져 나가서야 산란되므로 반경이 수백∼수천 km에 이르는 매우 넓은 지역에 타격을 줄 수 있습니다.

즉각적 인명피해는 크지 않지만 사회 인프라의 마비에 따른 간접 피해는 훨씬 더 클 수 있습니다.

실제로 1950∼1960년대에 미국과 소련 등이 핵무기를 고고도에서 폭발시키는 실험을 했을 때 수백 km 떨어진 먼 곳에서도 전자제품, 전화회선, 전력선, 전화, 가로등이 고장나고 변전기가 타서 화재가 나는 등 사고가 잇따라 발생한 적이 있습니다.

특히 미국 중북부 400km 상공에서 메가톤급 수소폭탄이 폭발하면 미국 본토 대부분이 EMP 피해를 당한다는 시뮬레이션 결과도 있습니다.

메가톤급이 아니라 이보다 약한 수십 kt급의 핵무기도 이에 버금가는 효과를 낼 수 있습니다.

만약 북한이 한반도 수십 km 상공에서 핵무기를 터뜨리면 남한 전역이 EMP 피해를 당할 수 있습니다.

어떤 나라든 국토 대부분에 대한 EMP 공격을 받으면 인프라가 마비된 상태에서 구호 작업을 해야 합니다.

또 엄청난 분량의 변전기, 케이블, 전자부품 등을 외국에서 수입해야 해 복구에 수개월∼수십개월이 걸릴 수도 있습니다.

EMP 공격 중에는 핵무기를 쓰지 않고 다른 방식으로 전자기파 펄스를 발생시키는 비핵 EMP 공격도 있습니다.

다만 공격 반경이 수백 m∼수 km로 좁아 주로 군사시설, 원자력발전소, 전력송신소, 통신시설 등 특정 목표를 정해 공격하는 용도로 설계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2003년 이라크전 당시 미군이 이라크 국영방송을 비핵 EMP 공격으로 무력화한 적이 있으며, 북한이 이런 무기를 개발중이라는 미확인 정보도 나돕니다.

EMP 공격의 피해를 막으려면 장비나 시설에 전자기 차폐를 해야 합니다.

'패러데이 새장'(Faraday cage)이라고 불리는 도체 그물망이 이런 목적에 흔히 쓰입니다.

전자제품이나 부품의 경우는 전자기 차폐 봉투나 포일로 감싸는 간단한 방법을 이용하기도 합니다.

주요국들의 군사기지, 발전소, 데이터센터 등 국가기간시설에는 EMP 차폐가 되어 있는 경우가 흔하지만, 일반 시설은 무방비로 노출돼 있는 사례가 많습니다.

북한은 6차 핵실험을 하기 6시간 전에 공식매체를 통해 "우리의 수소탄은 전략적 목적에 따라 고공에서 폭발시켜 광대한 지역에 대한 초강력 EMP 공격까지 가할 수 있는 다기능화된 열핵전투부"라고 주장했습니다.

이어 4일에는 조선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에 김책공업종합대학 학부장 김성원이 작성한 '핵무기의 EMP 위력'이라는 글을 실어 핵무기를 이용한 EMP 공격의 원리와 위력을 북한 주민에게 소개했습니다.

이처럼 북한이 EMP 공격의 위력을 부각하는 의도는 '대기권 재진입 기술'을 완성하지 못한 현재 상태에서도 미국 본토를 공격해 타격을 줄 수 있는 능력이 있다는 점을 강조하려는 것으로 풀이됩니다.

북한은 미국 본토에 닿을 수 있는 수준의 대륙간탄도탄(ICBM)을 개발했으나, 여기에 핵탄두를 실어 안정적으로 미국까지 보내 폭발시키는 데 필요한 대기권 재진입 기술은 완성하지 못한 것으로 보입니다.

지표면의 목표물을 공격하는 일반적 핵무기 공격의 경우, ICBM에 실린 핵탄두는 발사 후 공기가 없는 수천 km 고도까지 올라갔다가 다시 내려와 대기권에 진입하는 과정을 거쳐서 목표 지점에서 폭발하게 됩니다.

핵탄두가 대기권에 재진입할 때 공기와 마찰을 일으켜 타 버리기 십상이므로 이를 방지하는 것이 대기권 재진입 기술입니다.

ICBM으로 수천 km 떨어진 지표면의 목표물을 공격하려면 이런 기술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그러나 핵무기를 이용한 EMP 공격은 이와 달리 공기가 희박한 수십∼수백 km 고도에서 핵무기를 폭발시키는 방식으로 이뤄지므로, 대기권 재진입 기술이 필요하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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