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추세대로 복지지출이 계속 늘어날 경우, 2040년께는 지표상 우리나라가 세계 최고 수준의 복지 선진국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하지만 그만큼 복지지출을 지탱하기 위한 한국인들의 세금 부담도 크게 늘어날 것으로 우려됐다.
한국경제연구원(이하 한경연)은 6일 '한국의 복지지출과 재원조달의 우선순위에 관한 고찰' 보고서를 통해 이런 분석들을 담은 다양한 분석 보고서와 논문을 소개했다.
이에 따르면 한국 국내총생산(GDP) 대비 복지지출 비중은 2020년 13.1%, 2030년 20.4%, 2050년 31.4%, 2060년 33.7% 등으로 높아진다.
미래 복지지출 비중 변화는 고령화 등을 반영한 복지 대상 인구 증가 추이, 소득 변화 추이 등이 근거로 추정됐다.
복지 선진국들과 비교하면, 한국의 복지지출 비중은 2020년 후반 영미형 복지국가(호주·캐나다·아일랜드·뉴질랜드·영국·미국)를, 2030년 초반에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평균을, 2030년 중반 일본을 앞지른다.
2040년 이후에는 대표적 복지 대국인 북유럽형(덴마크·핀란드·노르웨이·스웨덴), 서유럽형(오스트리아·벨기에·프랑스·독일·네덜란드), 남유럽형(그리스·이탈리아·포르투갈·스페인) 국가들까지 모두 제치게 된다.
복지지출 증가와 더불어 국민의 세금 부담도 커진다.
2060년 한국인의 조세부담률은 35%까지 치솟을 것으로 예상됐다.
조세부담률은 GDP에서 국민 세금이 차지하는 비중으로, 국민이 창출한 가치 가운데 얼마가 세금으로 국가에 이전되는지를 나타낸다.
조경엽 한경연 경제연구실장은 "복지지출을 적정수준에서 통제하지 못할 경우 2060년에는 조세부담률이 35%를 넘어야 국가 채무를 적정수준으로 유지하면서 늘어난 복지 재정을 감당할 수 있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재정의 지속가능성 등을 고려해 복지 재정 목표를 단계적으로 수립할 필요가 있다"며 "지금부터 향후 10년 동안은 영미형 복지국가의 GDP 대비 복지지출 수준(2015년 현재 18.9%), 이후 2035년까지 일본의 지출수준(23.1%), 2060년에는 북유럽 국가 수준(27.5%)을 목표로 잡고 복지 재정 지출을 하향 조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한경연은 복지재원 조달 방안을 ▲ 재정지출 축소 ▲ 세원확대 ▲ 세입 구조조정 순으로 추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조 실장은 "선진국들이 현재 우리나라 소득수준과 비슷한 시점에 국민부담률보다 재정지출을 빠르게 늘려 재정위기에 직면했다"며 "이를 반면교사 삼아 가장 먼저 세입확대보다 재정지출 축소에 역점을 둬야 한다"고 강조했다.
마지막 수단인 세입 구조조정과 관련해서는, 소득세의 소득재분배 기능 강화 차원에서 최고세율 인상보다는 비과세 감면을 축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조 실장은 "2014년 기준 영국은 소득 상위 10%가 하위 10%보다 소득은 36배 많고 세금은 44배 많이 내는 데 비해 우리나라의 경우 소득은 11배 많고 세금은 750배 많이 낸다"며 "우리나라 소득세 누진도가 영국보다 높지만, 소득세를 통한 소득분배개선율이 더 낮은 것은, 과세자 비율이 52%로 영국 90%보다 크게 낮아 세수 규모 자체가 작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또 그는 "소비세는 세원이 넓어 동일한 세수를 효율적으로 징수할 수 있고 세 부담의 역진성도 선진국에 비해 크지 않기 때문에 부가가치세율 인상을 통한 복지재원 조달 방안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