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남자농구 대표팀이 아시아컵 결승 진출에 아쉽게 실패했습니다.
허재 감독이 이끄는 우리 대표팀은 레바논 베이루트에서 열린 FIBA 아시아컵 이란과 준결승에서 접전 끝에 87대 81로 졌습니다.
이로써 우리나라는 내일 새벽 같은 장소에서 뉴질랜드와 3위 자리를 놓고 대결하게 됐습니다.
이란은 2007년과 2009년, 2013년 이 대회 정상에 오르는 등 최근 아시아 남자농구에서 중국과 함께 '양강 체제'를 이루고 있는 나라입니다.
FIBA 랭킹도 이란은 25위로 30위인 우리보다 높습니다.
특히 미국 프로농구, NBA에서 활약한 키 218cm의 장신 센터 하메드 하다디의 존재가 위협적입니다.
우리나라는 초반 하다디가 버틴 이란의 높이에 압도당하면서 1쿼터 한때 27대 6으로 21점이나 끌려갔습니다.
우리나라는 2쿼터부터 대반격에 나섰습니다.
전준범(모비스)이 3점 슛 3개를 몰아치며 점수 차를 좁히기 시작해 전반을 39대 33로 마쳤습니다.
특히 이승현(상무)이 하다디의 전담 수비수로 나서 전반 자유투로 2점만 내주며 잘 틀어막았습니다.
우리팀은 3쿼터에서도 기세를 이어갔습니다.
이승현과 전준범, 오세근(KGC인삼공사)의 연속 득점으로 48대 46까지 따라붙었고 3쿼터 종료 3분 46초 전에는 이정현(KCC)의 3점 슛으로 51-51, 균형을 이루는 데 성공했습니다.
1쿼터 초반 21점 차 열세를 다 따라잡는 순간이었습니다.
우리팀은 내친김에 허웅(상무)의 3점 슛으로 54대 51, 역전까지 이뤄냈고 3쿼터를 61대 57로 앞서며 끝냈습니다.
하지만 이란의 저력은 만만치 않았습니다.
4쿼터 접전 상황에서 우리팀은 이정현이 4점 플레이에 성공하며 종료 5분 51초를 남기고 71대 70, 리드를 잡았지만 이란은 마사에키의 2득점과 잠시디의 3점 슛으로 75대 71로 재역전했습니다.
우리도 오세근의 3점 플레이로 다시 75대 74까지 따라붙었으나 이란은 이때까지 야투 성공이 없었던 하다디가 골 밑에서 연속 득점하며 종료 3분 24초를 남기고 79대 74로 달아났습니다.
대표팀은 종료 47초 전 허웅의 자유투 2개로 81대 78을 만들며 마지막 상황까지 희망의 끈을 놓지 않았지만 이란은 경기 종료 27초를 남기고 골 밑에서 하다디의 패스를 받은 카제미가 2점 슛을 넣어 승부에 쐐기를 박았습니다.
우리나라는 오세근이 21점, 전준범 20점 등으로 분전했으나 4쿼터 고비를 넘기지 못하고 2003년 이후 14년 만에 아시아컵 결승 진출의 꿈이 무산됐습니다.
이란은 하다디가 득점은 7점에 그쳤으나 14리바운드, 8어시스트를 기록했고 미국 오리건대 출신 카제미도 19점, 10리바운드로 승리를 이끌었습니다.
이 대회 결승은 이란과 호주(10위)의 대결로 열리게 됐습니다.
우리팀은 3-4위전 상대인 뉴질랜드(20위)와는 조별리그에서 한 차례 만나 1점 차 승리를 거둔 바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