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일 폭염이 이어지고 있는 타이완에서 한 남성이 더위로 쓰러진 뒤 27년의 기억을 잃었습니다.
15일 타이완 싼리(三立)신문 등에 따르면 지난 7일 오전 타이완 타이베이의 한 공사장에서 실외 작업을 하던 한 59세 인부가 더위를 먹고 고열 증세를 보이며 실신했습니다.
병원에 옮겨질 당시 혼수상태에 빠진 이 남성의 체온은 43.8도에 달했습니다.
가까스로 목숨은 구했지만, 나흘 뒤 정신이 돌아온 그는 "올해가 몇년이냐"는 의사의 질문에 "1990년"이라고 대답했습니다.
1990년 이후의 기억이 사라진 겁니다.
담당의사는 "이 남성이 간, 신장, 폐 등에 다발성 장기부전을 겪고 있었다"며 "장시간 폭염에 노출돼 있으면서 뇌세포가 익어버렸다"고 밝혔습니다.
타이완 위생복리부 질병관리서에 따르면 지난 1∼12일 사이 더위로 병원을 찾은 일사병 환자는 292명으로 지난달 같은 기간보다 34% 증가했고 7월에는 587명이 더위로 병원을 찾았습니다.
15일 현재 타이베이의 최고기온은 37도로 11일 연속 36도 이상을 기록하고 있는데 이는 타이완이 기상관측을 시작한 1897년 이래 120년 만에 처음입니다.
(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타이완 ET뉴스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