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럴 줄 알았다면 당신을 임명하지 않겠다고 말했을 것"→"사면초가에 빠진 우리의 법무장관"→"클린턴의 범죄 및 정보 유출자들에 대해 매우 나약한 입장을 취해 왔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대선 승리의 대표적 공신이자 최측근 인사로 꼽혀왔던 제프 세션스 법무장관을 '공개모욕'하고 있다.
특검과 의회 상·하원의 '러시아 스캔들' 수사가 급물살을 타면서 정치적 위기에 빠진 자신을 '수수방관'하고 있는 세션스 장관에 대한 배신감을 노골적으로 드러내면서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9일 뉴욕타임스(NYT) 인터뷰에서 "어떻게 (법무장관) 직책을 맡아놓고는 (수사에선) 빠질 수 있느냐"며 세션스 장관에 대한 섭섭함을 표출한 데 이어 24∼25일 연속 격정 트윗을 쏟아냈다.
"위원회들과 수사관들, 물론 사면초가에 빠진 우리의 법무장관까지 왜 사기꾼 힐러리의 범죄와 러시아 관계들을 조사하지 않는가?"(24일), "세션스 장관은 힐러리 클린턴의 범죄 (이메일과 민주당전국위 서버는 어디 있나) 및 정보 유출자들에 대해 매우 나약한 입장을 취해 왔다"(25일) 등 트윗이 그것.
이에 대해 CNN은 "트럼프 대통령이 화요일(25일) 엄청난 감정폭발로 법무장관을 비난함으로써 공개모욕을 이어가는 한편 지난해 대선 라이벌이었던 힐러리 클린턴에 대한 수사를 재촉한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세르게이 키슬랴크 전 주미 러시아 대사와의 접촉 탓에 '내통' 의혹이 제기되자 지난 3월 '러시아 스캔들' 수사에서 전격적으로 손을 뗀 세션스 장관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이 불만을 가진 것은 익히 알려진 사실이다.
그렇더라도 그가 최측근 인사를 이처럼 공개모욕하고 나선 것에 워싱턴 정가는 어리둥절해 하고 있다.
지난해 대선 경선 당시 워싱턴 정치인 중 사실상 처음으로 트럼프 대통령을 지지하고 캠프 내 좌장 역할을 한 이가 세션스 장관인 데다 트럼프 행정부의 핵심정책인 '반(反) 이민' 행정명령을 입안한 설계자도 바로 그이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특검과 의회 상·하원이 총동원된 '러시아 스캔들' 수사로 인한 트럼프 대통령이 위기감이 극에 달한 게 세션스 '공개모욕'의 큰 원인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세션스 장관을 움직여 힐러리 클린턴의 '이메일 스캔들' 등에 대한 수사에 나서게 함으로써 국면전환과 물타기 효과를 얻고자 하는 목표이지만, 만약 실패한다면 현 사태에 수수방관하는 그를 경질함으로써 나름의 정국 돌파를 시도하려 한다는 것이다.
세션스 장관은 트럼프 대통령의 NYT 인터뷰가 나온 다음 날 스스로 물러날 뜻이 없음을 시사했다.
하지만 앤서니 스카라무치 백악관 공보국장은 25일 한 인터뷰에서 '대통령이 세션스가 물러나기를 원하는가'라는 질문에 "관계에 이러한 정도의 긴장이 있다면 아마 그럴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