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세먼지 등 대기오염이 심한 도시에서 자전거로 출퇴근하는 등 사이클링을 즐기는 것이 건강에 좋을까 나쁠까? 컬럼비아대학 메일맨보건대학원 환경보건학과 다비 잭 교수는 2년 전부터 주 중에는 매일 학교까지 약 24km 거리를 자전거로 통근한다.
자전거와 몸엔 초미세먼지(PM2.5)나 혈압, 심박동, 호흡량 등을 측정하는 센서들이 달린 장치가 달려 있다.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잭 교수를 비롯한 전문가팀은 뉴욕시의 의뢰를 받아 대기오염 물질을 마시며 도시에서 자전거 타기와 건강의 상관관계를 평가하는 연구를 진행 중이다.
라디오 방송을 통해 모집한 실험 자원자는 잭 교수를 포함해 40명이다.
연구팀은 자원자를 150명 더 늘리고 더 다양한 실험을 할 예정이다.
연구팀의 자료는 추후 분석 과정을 거쳐 더 건강한 시간대·코스·방식을 택해 자전거를 타는 방법이나 관련 지도나 앱 등을 개발하는 데 활용된다.
뉴욕시는 10여 년 전부터 자전거도로 확충 등 자전거 친화적 정책을 적극 펴고 있으나 아직 대기오염이 아닌 안전사고 등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5개년 연구 중 2년이 지난 현재까지 조사된 잠정결과에 따르면, 자전가 출 퇴근자 중 많은 경우가 하루 대기오염 물질 흡입량의 절반 이상을 하루 시간의 6~8%에 불과한 출퇴근 시간에 마시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기오염도는 출퇴근 러시아워 때 가장 높고 시간대별로 다르다.
자동차 주행도로에선 인도 쪽 분리된 자전거도로에서보다 오염물질을 더 마시게 된다.
상습 정체지역, 고갯길, 고속도로 교차로 등 오염도가 높은 특정 지역도 파악됐다.
앉아있을 때보다 걸을 땐 호흡량이 2~3배로 늘고 자전거나 조깅 등 운동할 때는 훨씬 더 많아진다.
공동연구자인 컬럼비아대학 지구화학과 스티븐 차일러드 교수는 쉴 때 약 8ℓ인 공기 흡입량은 자전거 탈 때 70ℓ라고 설명한다.
그만큼 대기오염 물질 흡입량도 늘어나게 된다.
대기오염 영향은 사람 따라 편차가 크다. 천식, 심혈관질환, 당뇨 환자와 어린이, 노인 등은 더 취약하다. 여성은 남성보다 폐가 작아 더 영향받는다.
전문가들은 운동이 건강에 여러모로 도움이 되지만 대기오염 때문에 좋은 점이 약간 사라진다면서 그러나 건강한 성인의 경우 해로움이 이로움을 완전히 상쇄하지는 않는다고 밝힌다.
또 오염물질 흡입에 따른 체내 염증을 운동이 완화하는 효과가 있어 장단점을 계산하는 일은 복잡하다고 지적한다.
임페리얼칼리지의 환경정책센터의 위험평가 전문가인 오드리 네이젤 박사는 인도 델리처럼 오염이 심한 곳에선 30분까지는 야외 운동을 하면 건강에 이득이 있으나 30분을 넘어가면 이득보다 해가 더 크다는 연구결과도 있다고 소개했다.
런던이나 바르셀로나처럼 뉴욕과 대기오염도가 비슷한 도시들에서 이뤄진 연구로는 교통사고 위험까지 포함해도 자전거 타기의 건강과 수명 개선 효과가 부정적 효과보다 더 큰 것으로 나타났다고 덧붙였다.
그럼에도 대기오염을 고려해 적절한 시간대와 코스를 선택하는 것이 현명하며 항산화 성분 등이 풍부한 야채와 과일을 많이 먹는 것이 미세먼지 등에 대처하는 데 좋다고 네이젤 박사는 권고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