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끈한 공격으로 상대 팀을 초전박살 내는 KIA 타이거즈의 무서운 득점력이 반환점을 돈 올해 프로야구에서 최대 화제로 떠올랐다.
KIA는 4일 SK 와이번스를 15-6으로 따돌려 7경기 연속 두 자릿수 득점에 성공했다.
6경기에 머문 이 부문 메이저리그 기록도 간단하게 넘어섰다.
쉬지 않고 겁나게 터지는 KIA의 불방망이에 팬들은 물론 야구관계자들도 모두 혀를 내두른다.
막강한 화력으로 경쟁팀 마운드를 쑥대밭으로 만드는 '살인 타선'이라는 명칭을 붙여도 손색이 없다.
테이블 세터∼중심 타자∼하위 타자 가릴 것 없이 동시다발로 터지는 KIA의 지뢰밭 타선은 그 집단적인 형태에서 그간 중심 타자들의 이니셜을 조합해 불리던 역대 KBO리그 최강 타선과 모양새가 다르다.
KBO리그에선 그간 2000년 두산 베어스의 우동수(타이론 우즈∼김동주∼심정수), 2003년 삼성 라이온즈의 이마양(이승엽∼마해영∼양준혁), 2010년 롯데 자이언츠의 홍대갈(홍성흔∼이대호∼카림 가르시아), 2015년 나이테(나성범∼이호준∼에릭 테임즈) 등이 최강의 중심 타자로 꼽혔다.
클린업의 막강한 장타 덕분에 소속팀 타선은 신나는 공격 야구를 주도했다.
현재 로저 버나디나∼최형우∼안치홍으로 이어지는 KIA의 중심 타선은 최강으로 꼽히는 중심 타선보다 중량감에선 떨어진다.
그러나 이명기∼김주찬으로 이뤄진 1, 2번 타순과 이범호∼서동욱∼김민식과 4번 타자 같은 9번 타자 김선빈이 버티는 하위 타순은 타선 전체의 파괴력을 배가하는 핵심 요소로 자리매김했다.
결국, 타선 전체로 볼 때 현재 KIA는 팀 타율 0.300을 세 차례나 넘긴 삼성과 한국판 '빅 레드 머신'으로 불린 1999년 한화 이글스 다이너마이트 타선과 흡사하다.
삼성은 1987년 최초로 팀 타율 0.300을 찍어 공격력을 확실한 팀 컬러로 색칠했다.
타고 투저가 기승을 떨친 2014년(0.301)과 2015년(0.302) 등 세 번이나 팀 타율 3할을 넘은 유일한 팀이다.
댄 로마이어(45홈런), 제이 데이비스(30홈런), 장종훈(27홈런), 송지만(22홈런)을 앞세운 1999년 한화 타선도 여러군데서 터진 장타로 리그를 지배했다.
KIA의 지금 기세라면 과거 삼성과 한화를 넘어설 것으로 점쳐진다.
KIA는 4일 현재 팀 타율 0.305를 쳤다.
올해 10개 구단 중 팀 타율 3할을 넘은 유일한 팀이다.
또 전체 득점이 524점에 달해 독보적인 선두를 달린다.
이 부문 최하위 kt wiz의 득점(329점)은 KIA 득점의 63%에 불과하다.
타격 1위 김선빈(타율 0.380), 2위 최형우(0.367)를 필두로 타격 상위 10걸에 4명이 포진하는 등 주전 6명이 타율 3할과 득점권 타율 3할 이상을 동시에 기록했다.
타점 1위 최형우(74개)를 비롯해 이명기(44개)까지 6명이 타점 40개 이상을 수확했고, 서동욱(37개), 이범호(34개)도 40개 돌파를 앞뒀다.
살인 타선(Murderer's Row)이란 말은 메이저리그에서 나왔다.
그중에서도 1927년 뉴욕 양키스 타선을 역대 최강으로 치는 이들이 많다.
양키스는 그해 110승 1무 44패라는 놀라운 승률로 그해 월드시리즈를 제패했다.
'홈런왕' 베이브 루스가 대포 60개를 치고 '철마' 루 게릭이 47개로 뒤를 받쳤다.
게릭이 173타점, 루스가 165타점을 쓸어담는 등 4명의 타자가 시즌 100타점 이상을 거뒀다.
양키스 팀 타선의 전체 타율은 0.307, 팀 출루율은 0.384, 팀 장타율은 0.488에 달했다.
투수를 제외한 야수들의 성적만 따지면 팀 타율은 0.316, 출루율은 0.395, 장타율은 0.511로 각각 올라간다.
일본프로야구에선 1980년대 후반에서 1990년대 초반 세이부 라이언스의 황금시대를 이끈 아키야마 고지∼기요하라 가즈히로∼오레스테스 데스트라데(A.K.D) 중심 타선이 으뜸으로 평가받는다.
셋은 모두 정교한 타격과 파워를 겸비했다.
아키야마의 빠른 발, 기요하라의 높은 출루에 이은 데스트라데의 시원한 장타로 득점력을 높였다.
쿠바 출신 데스트라데는 1990∼1992년 퍼시픽리그 홈런왕을 3연패하고 1990∼1991년엔 타점왕도 2년 연속 차지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