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아가는 안 물어요"…당신의 착한 애견, 행인에겐 맹수

"우리 아가는 안 물어요. 너무 과민반응하시네." 전북 전주시 완산구에 사는 김 모(40) 씨는 이달 중순 아들(6)과 아파트 주변을 산책하다가 푸들 두 마리가 아들에게 달려들어 맹렬히 짖는 바람에 깜짝 놀랐습니다.

물리지는 않았지만, 개들의 목에 목줄이 걸려 있지 않은 것을 보고 당황한 김씨는 아들을 품에 안고 개 주인에게 항의했지만 개주인은 '별일' 아니라는 듯한 말투였습니다.

지난 27일 오후 6시 40분쯤에는 군산시 조촌동 한 거리에서 잡종 시베리안허스키가 인근을 지나던 A(9) 군의 팔과 다리를 물고 달아났습니다.

다행히 A 군은 생명에 지장이 없지만 큰 정신적 상처를 입었고, 개는 119구조대가 쏜 마취총 1발을 맞은 채 근처 야산으로 달아났다가 4시간 만에 포획됐습니다.

경찰은 과실치상 혐의로 개 주인을 불구속 입건했습니다.

일부 몰지각한 애견인 때문에 애꿎은 행인이 피해를 당하는 사례가 속출해 '펫티켓'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일고 있습니다.

'펫티켓'이란 애완동물을 뜻하는 펫(Pet)과 에티켓의 합성어로 반려동물을 키울 때 지켜야 할 사항에 대한 신조어입니다.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반려견 물림 사고는 2011년 245건에 불과했으나 2014년 701건으로 늘어나더니, 이듬해 1천488건으로 2배로 급증했습니다.

동물보호법 13조 2항에 따르면 '소유자는 동물을 동반하고 외출할 때 목줄 등 안전조치를 해야 하며, 배설물 발생 시 즉시 수거해야 한다'고 명시돼 있습니다.

이를 준수하지 않으면 50만 원 이하의 과태료를 물게 됩니다.

반려견이 사람을 공격해 상처를 냈다면 관리 책임에 따라 소유자가 치료비 등 손해를 배상해야 합니다.

전주지법 형사 6단독은 지난해 12월 반려견을 제대로 관리하지 않아 여아를 다치게 한 혐의(과실치상)로 기소된 B(25) 씨에게 벌금 200만 원을 선고했습니다.

지난해 4월 전주지법 형사3단독은 몸무게 70kg의 헤비급 개를 제대로 관리하지 않아 기소된 유 모(55) 씨에게 벌금 500만원을 선고했습니다.

유씨는 자신이 키우던 '오브차카'(경비견의 일종)가 울타리를 뛰쳐나와 주민 최 모(82·여) 씨의 종아리를 물어 전치 8주의 상처를 입게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습니다.

동물단체 관계자들은 "반려견을 데리고 외출할 때는 목줄을 반드시 착용시켜야 하고 사람이 많은 장소에서는 줄을 짧게 잡아 물림 사고를 예방해야 한다"며 "무엇보다 반려동물 1천만 시대를 맞아 그에 걸맞은 펫티켓이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