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리 전 美국방장관 "사드, 한국이 원해야 배치"

윌리엄 페리(90) 전 미국 국방장관이 주한미군의 사드(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 배치는 한국 정부가 원할 때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고 미국 자유아시아방송(RFA)이 14일 보도했다.

페리 전 장관은 지난 13일(현지시간) 미국 조지워싱턴대학에서 열린 한반도 평화 구축 방안에 관한 토론회에서 "(한국의) 현 정부는 사드 배치를 원하는지 아닌지 입장이 모호하지만, 반대 입장을 취할 수도 있다"면서 "그럴 경우 미국은 미련없이 사드를 철수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만일 사드가 북한의 미사일 공격으로부터 보호해 줄 수 있느냐고 한국 정부 관리나 국민이 질문한다면 아니라고 답할 것"이라며 "사드가 제대로 작동을 하더라도 교란용 미사일을 포함한 북한의 공격에는 거의 효과가 없다"고 진단했다.

그는 이 토론회에서 북핵 문제와 관련, 북한 정권은 핵무기를 사용하겠다는 위협은 하겠지만 실제로 핵을 사용하지 않을 때 협상 등의 이유로 가치가 높다는 점을 잘 알고 있다고 분석하면서 미국과 한국에 북한과의 대화를 촉구했다고 미국의소리(VOA) 방송이 전했다.

페리 전 장관은 "북한이 핵을 포기하지 않을 것이 확실한 현시점에서 미국의 가장 야심 찬 목표는 북한의 모든 핵실험과 미사일 실험을 동결하는 것"이라며 "핵무기의 완전 폐기가 아닌 동결을 목표로 협상에 나서야 북한이 응할 것이고 실제 효과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빌 클린턴 행정부에서 대북정책조정관을 맡았던 페리 전 장관은 북한이 핵 개발을 포기하는 대신 국제사회가 북한 체제를 보장한다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이른바 '페리 프로세스'를 현직에 있을 당시 내놓았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