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은 오늘(10일) 서울광장에서 열린 6·10 민주항쟁 30주년 기념식에 참석해 30년 전 거리에서 민주주의를 외친 시민에게 경의를 표했습니다.
검은색 정장에 감색 넥타이를 맨 문 대통령은 부인 김정숙 여사와 행사장에 도착해서 한승헌 전 감사원장을 비롯해 함세웅 신부,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 이사장인 지선스님 등과 일일이 악수하며 인사했습니다.
오늘 기념식에서도 청와대가 앞서 밝힌 개선된 국가 행사의 의전 양식을 그대로 보여줬습니다.
4부 요인이나 정당대표 대신 대통령이 참석하는 행사의 상징성을 가진 인사를 예우한다는 뜻에 따라 이번 기념식에서는 이한열 열사의 어머니인 배은심 여사와 박종철 열사의 형인 박종부 씨가 문 대통령 내외의 옆자리에 앉았습니다.
배 여사와 박 씨 외에도 대통령 주변에는 시민사회 원로 인사와 6·10 항쟁 희생자 유족들이 자리했습니다.
나흘 전 현충일 추념식에서 문 대통령의 옆자리에는 목함지뢰 사고로 부상을 입은 군인들이 앉은 바 있습니다.
문 대통령은 자신의 기념사에 앞서 지난 겨울 광장에서 촛불을 든 시민들의 이야기 등을 경청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문 대통령은 기념사에서 6·10 민주항쟁과 촛불집회로 민주주의를 이어온 시민이 역사의 주인공임을 강조했습니다.
30년 전 부산에서 노 전 대통령과 6월 항쟁을 이끌었던 문 대통령은 "국민은 시대의 흐름을 독재에서 민주로 바꿔냈고 국민이 정부를 선택할 권리를 되찾았다"며 "바위에 계란치기 같았던 저항들이 만들어낸 위대하고 감격스러운 역사였다"고 강조했습니다.
문 대통령은 "이제 우리의 새로운 도전은 경제에서의 민주주의"라는 말과 함께 경제민주주의를 달성하도록 대기업과 중소기업, 노동자, 시민사회 모두가 힘을 모으자고 당부했습니다.
문 대통령의 기념사가 이어지는 동안 광장에 모인 시민은 총 11번의 박수로 화답했습니다 6·10 항쟁 기념식에 대통령이 참석한 것은 2007년 노무현 전 대통령 이후 10년 만입니다.
행사장에 상영된 기념 영상에 30년 전 6월 항쟁 당시 친구인 노 전 대통령과 자신이 함께 거리 시위에 나선 사진이 나오자 문 대통령은 잠시 감상에 젖은 듯한 표정으로 이를 지켜봤습니다.
문 대통령 내외는 기념식 종료 직전 배은심 여사, 박종부 씨와 자리에서 일어나 6월 민주항쟁을 상징하는 가요인 '광야에서'를 제창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