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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대들보' 임기영 낳은 2년 전 KIA의 '만장일치'

입대 앞둔 2015시즌 송은범 보상선수로 KIA행<br>7승(리그 공동 2위)·74⅓이닝(4위)·평균자책점 1.82(3위) 활약

'10년 대들보' 임기영 낳은 2년 전 KIA의 '만장일치'
임기영(24·KIA 타이거즈)은 향후 KIA 마운드를 10년 동안 책임질 대들보라는 평가를 받는다.

상무에서 복무를 마치고 복귀한 첫 시즌, 임기영은 리그의 태풍이 됐다.

임기영은 7일 광주 기아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한화 이글스와 홈경기에 선발 등판해 9이닝을 5피안타 2볼넷 7탈삼진 무실점으로 틀어막고 시즌 7승째를 완봉승으로 장식했다.

4월 18일 수원 kt wiz전에 이어 올해만 두 번째 완봉승을 따낸 임기영은 이 부문 리그 1위 선수로 올라섰다.

임기영은 안정적인 제구력을 바탕으로 체인지업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며 한화 강타선을 잠재웠다.

군 복무를 마친 24세 '이닝 이터' 선발투수의 출현에 KIA는 '10년 대들보'를 얻었다며 흐뭇한 미소를 감추지 못한다.

◇ 보상선수 새 역사…'배보다 배꼽이 큰' 임기영

7일 KIA와 한화의 맞대결에서 임기영과 송은범 둘 다 마운드에 오른 건 상징적인 장면이었다.

잘 알려진 대로 임기영은 송은범의 보상선수로 2015년 팀을 옮겼다.

임기영은 9이닝을 모두 책임지며 완봉승을 따냈지만, 송은범은 팀이 0-5로 뒤진 7회 등판해 2이닝 2실점으로 경기를 끝냈다.

FA 영입에는 위험부담이 따른다.

여러 복합적인 이유로 거액의 계약을 맺은 선수가 기대에 못 미치는 경우는 적지 않다.

한화에서 세 번째 시즌을 보내고 있는 송은범은 74경기에서 4승 24패 2홀드 5세이브 6.73으로 고전한다.

올해는 4패 1세이브 평균자책점 7.22이다.

반면 임기영은 12경기에서 7승 2패 74⅓이닝 평균자책점 1.82로 리그를 주름잡는다.

리그 평균자책점 3위, 다승 공동 2위, 투구 이닝 4위다.

임기영은 송은범이 3년 동안 거둔 승리를 일찌감치 추월했다.

2000년부터 시행한 KBO리그 FA 역사를 살펴보면 송은범(FA 선수)-임기영(보상선수)만큼 극적으로 상황이 역전된 경우는 드물지만, 희비가 엇갈린 사례는 있다.

2001년 해태 타이거즈에서 LG 트윈스로 옮긴 홍현우는 4년 동안 타율 0.204, 14홈런, 63타점에 그쳤다.

당시 보상선수였던 최익성은 2000년 한 해만 LG에서 뛰며 타율 0.257, 2홈런, 30타점을 올렸다.

가까운 사례로는 2016년 정상호(FA 선수)-최승준(보상선수)이 있다.

SK에서 LG로 이적한 정상호는 지난해 부상 때문에 77경기에서 타율 0.182에 그쳤다.

반면 보상선수 최승준은 타율 0.266에 홈런만 19개를 때려 정상호의 시즌 안타(24개)와 크게 차이 나지 않았다.

대신 정상호는 지난해 포스트시즌에서 맹활약했고, 올해는 주전 포수로 LG 안방을 지키며 타율 0.293으로 순항 중이다.

◇ 2년 전 임기영 지명 만장일치 동의

2년 전 KIA가 임기영을 지명할 당시 팀 사정은 썩 좋지 않았다.

2014년 KIA는 8위로 시즌을 마쳤고, 김기태 감독을 선임해 새 출발을 앞뒀다.

이때 송은범은 원소속팀 KIA와 협상에 실패한 뒤 한화와 FA 계약을 체결했다.

KIA는 한화가 보호선수로 묶은 20명을 제외하고 1명의 선수를 보상선수로 영입할 권리를 얻었다.

마운드 사정이 여의치 않았던 KIA지만, 당장 쓸 수 있는 선수가 아니라 입대를 앞둔 임기영을 지명했다.

임기영 지명 당시 KIA 구단 실무 담당자는 7일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누구 한 사람의 의견이 아니라 만장일치로 임기영을 찍었다"면서 "우리 구단은 현장과 스카우트, 프런트 등이 함께 의견을 모아 결정한다. 누구도 임기영을 반대하지 않았다"고 뒷이야기를 전했다.

항상 감독은 눈앞의 선수 한 명이 아쉽다.

KIA와 3년 계약을 체결한 김 감독은 2년 뒤를 기약하며 임기영 지명에 동의했다.

구단 관계자는 "감독님도 쉬운 결정은 아니었을 거다. 바로 쓸 수 있는 선수를 고집하지 않고 구단의 미래를 위해 임기영을 선택하셨다. 덕분에 임기영은 2년 군대에 다녀와서 우리 팀 복덩이로 돌아왔다"고 현장 스태프에게 감사 인사를 했다.

KIA가 임기영을 지명할 당시 한화 구단 내부에서도 아쉬워하는 의견이 적지 않았다.

입대 예정이라 보상선수로 묶지 않은 게 한화로서는 길이 남을 '한'이 됐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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