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도피 3년 만에 범죄인인도 절차에 따라 강제송환된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의 장녀 섬나 씨의 구속영장이 오늘(8일) 청구될 전망입니다.
인천지검 특수부는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배임 혐의로 강제송환해 체포한 유씨를 어제에 이어 이틀째 강 도 높은 조사를 할 예정입니다.
검찰은 어제 조사에서 유씨를 상대로 모래알디자인의 컨설팅비용과 관련해 집중적으로 추궁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유씨는 2009년부터 2013년까지 디자인업체 '모래알디자인'을 아버지인 유 전 회장의 측근 61살 하모 씨와 공동 운영하는 과정에서 관계사인 '다판다'로부터 컨설팅비 명목으로 40여억원을 받아 챙겨 다판다에 손해를 끼친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유씨의 지시를 받은 하씨는 당시 다판다 대표를 만나 "유섬나의 뜻이니 모 래알디자인에 매달 디자인컨설팅비 명목으로 8천만원을 지원해 달라"고 요청했습니다.
하씨는 유씨의 독촉으로 10여 일 동안 수시로 다판다를 찾아가 같은 요구를 반복했고 결국 강제로 계약을 성사시켰습니다.
유씨는 또 하씨를 관계사인 주식회사 세모의 대표에게도 보내 건강기능식품의 제품 포장 디자인에 대한 상시적인 컨설팅을 해주겠다며 67차례 총 43억원을 요구해 받아 챙긴 혐의도 받고 있습니다.
검찰은 유씨가 모래알디자인의 자금을 빼돌리는 과정에서 수억원의 조세를 포탈한 혐의에 대해서도 조사하고 있습니다.
또 2011년 유병언의 사진 작품을 제작한 미국 아해 프레스 INC의 해외사업에 필요한 초기 자금을 마련하고자 여러 계열사로부터 사진값 선급금 명목으로 수백억원을 지원받은 혐의에 관해서도 확인하고 있습니다.
앞서 검찰 호송팀은 한국과 프랑스 간 범죄인인도 조약에 따라 3년 만에 유씨의 강제송환이 확정되자 어제 파리 샤를 드골 공항 내 한국행 대한항공 KE902편 여객기에서 신병을 넘겨받아 체포했습니다.
당초 유씨의 횡령·배임 혐의 액수는 2014년 검찰이 중간 수사결과를 발표하며 공개한 492억원으로 알려졌으나 한국·프랑스 간 범죄인인도 조약에 따라 40억원대로 대폭 줄어들 전망입니다.
해당 조약 15조에 따르면 범죄인인도 청구국은 인도 요청 시 피청구 국에 제시한 범죄인의 체포 영장에 적힌 혐의 외 추가로 기소할 수 없습니다.
이에 따라 2014년 5월 유씨의 체포 영장에 포함됐던 컨설팅 용역비용 91억원 외 나머지 다른 관계사들로부터 유 전 회장의 사진 작품 선급금 명목으로 받은 400여억원은 기소 대상에서 제외됩니다.
한국과 프랑스의 횡령 혐의 공소시효가 달라 91억원 중 세모와 관련한 컨설팅비 횡령·배임액 43억원도 기소 대상에서 빠질 전망입니다.
만약 검찰이 유씨의 사진 작품 선급금 부분과 세모 관련 횡령·배임 혐의를 추가해 기소하려면 프랑스 당국의 승인을 받아야 합니다.
검찰이 오늘 유씨의 구속영장을 청구하면 영장실질심사는 내일 인천지법에서 열릴 예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