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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황청 고위관리 "美의 파리기후협약 탈퇴는 교황청에도 모욕"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파리기후협정 탈퇴 선언이 임박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미국의 협정 탈퇴는 교황청에도 모욕감을 주는 일이라는 지적이 나왔습니다.

현지시간 어제(1일) 이탈리아 일간 라 레푸블리카에 따르면 마르셀로 산체스 소론도 교황청 주교는 "트럼프 대통령이 파리기후협정에서 빠진다면 이는 모두에게 재난이고, 우리에게도 커다란 모욕이 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그의 이런 발언에는 지난 24일 프란치스코 교황을 바티칸에서 면담한 트럼프 대통령이 불과 1주일 지난 뒤 파리기후협정을 보란 듯 탈퇴하는 것은 교황의 당부를 면전에서 무시하는 것과 다름이 아니라는 인식이 깔려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당시 회동에서 트럼프 대통령에게 교황청이 2015년 발행한 기후변화와 환경보호에 관한 회칙인 '찬미 받으소서'등의 선물을 건내며 파리기후협정 잔류를 우회적으로 압박했습니다.

교황과 처음 대면해서는 "만나뵙게 돼 크나큰 영광"이라고 인사한 트럼프 대통령은 교황과 헤어지기 전에는 "오늘 하신 말씀을 결코 잊지 않을 것"이라고 말한 바 있습니다.

교황에 이어 트럼프 대통령을 별도로 만난 교황청 2인자 피에트로 파롤린 추기경 역시 파리 협정에서 이탈하지 말 것을 촉구했습니다.

소론도 주교는 라 레플리카와의 인터뷰에서 "트럼프의 파리기후협정 탈퇴 결정의 배후엔 미국의 석유 산업의 로비가 존재하는 것으로 믿고 있다"며 "석유 산업이 트럼프를 조종한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교황청 주최로 기후변화와 관련된 국제 회의를 여러 차례 주재한 바 있는 그는 "협약 탈퇴는 재난일 뿐 아니라 철저히 비과학적이기도 하다"며 "석탄과 석유에 의존해야 한다고 말하는 것은 지구가 둥글지 않다고 말하는 것과 같다. 이것은 이윤 창출 필요성으로 촉발된 모순"이라고 꼬집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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