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가지산 철쭉 군락지가 천연기념물이란 이름이 무색할 정도로 훼손되고 있습니다. 수백 년 된 나무들 상당수가 부러졌으며, 보호 목책도 곳곳이 파손된 채 그대로 방치돼있습니다.
이달우 기자가 현장 취재했습니다.
<기자>
천연기념물 제462호로 지정된 가지산 철쭉 군락지입니다.
매년 5월이면 연분홍과 흰색 등 다양한 색깔의 철쭉꽃이 화사한 자태를 뽐내는 곳입니다.
[배성동/시인 : (가지산 철쭉꽃) 5월 초에는 해발 700m까지 화사하게 피고 5월 중순이 되면 1천m까지 이렇게 만개를 합니다.]
하지만 이 일대의 나무 관리는 허술하기 그지없습니다.
수령이 500년 된 철쭉나무의 큰 가지가 부러진 채 흉한 모습으로 넘어져 있습니다.
2년이나 지났지만 그대로입니다.
[정우규/식물분류학 박사 : 강풍에 압력을 받아서 부러진 것인데 빨리 신고를 해서 조치를 해야 하는데 조치를 안 해서 나무에 안 좋은 영향을 미칠 수가 있습니다.]
인근에도 쓰러지거나 돌무더기에 짓눌린 철쭉들도 쉽게 볼 수가 있습니다.
목제 가드레일 역시 곳곳이 훼손된 채 방치돼 흉물스럽게 남았습니다.
등산객과 철쭉 군락지를 동시에 보호하기 위해 설치된 가드레일이 이처럼 쓰러진 채 장기간 방치돼 있어, 유사시 안전사고 위험에 그대로 노출돼 있습니다.
입간판은 제대로 고정이 안 돼 아무렇게나 나무에 기대 세워져 있습니다.
[윤 석/울산 생명의 숲 사무국장 : 세계적인 관광지인데도 시설물이나 이런 것에 대해 제대로 관리를 안 하다 보니까, 오는 사람도 적고 온 사람들도 굉장히 불편을 느낍니다.]
21만 9천여 그루의 철쭉나무로 국내 최대 규모를 자랑하는 철쭉 군락지가 당국의 허술한 관리로 수난을 당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