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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수한계 절감한 유승민, 보수대안 세력으로 활로 모색할까

신생정당 한계 극복못해…'개혁보수 아이콘' 이미지 각인에 의미

소수한계 절감한 유승민, 보수대안 세력으로 활로 모색할까
바른정당 유승민 대선후보는 '대선 완주'라는 의미에도 불구하고 소수정당 후보로서 한계를 끝내 극복하지 못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에서 시작해 새누리당(자유한국당의 전신) 탈당과 바른정당 창당을 거쳐 19대 대선 출마까지 중도 개혁보수 깃발을 내걸고 '보수의 새 희망'이 되고자 분투했지만, 거대정당 후보들의 경쟁에 가려 두각을 나타내지 못했다는 평가다.

유 후보는 9일 실시된 대선에서 6.6%(10일 오전 2시 기준)의 득표율을 보였다.

애초 5%대를 밑돌았던 지지율과 비교하면 다소 올랐지만, 기대했던 두자릿수 득표율에는 크게 모자란 수치다.

유 후보는 선거전 내내 지지율 부진과 단일화 압박 등의 부침을 겪으면서도 완주의 의지를 굽히지 않았고, 소신 있고 강직한 이미지로 유권자들의 관심을 이끌어내기도 했다.

대선주자 TV토론이 진행되면서 안보·경제 분야의 남다른 정책적 깊이와 논리로 세간의 이목을 끌었고, 선거 막판 불거진 동료 의원들의 '역탈당' 사태로 후원금과 지지선언이 쇄도하는 효과도 있었다.

하지만 이런 막바지 선전은 짧은 궐위선거 기간 이렇다 할 반전의 기회로 이어지지는 못했고, 특히 대선 종반전 급격히 진영 논리에 기반한 양강 구도로 좁혀지면서 투표 당일 유권자들의 '사표방지 심리'를 극복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보수표심만을 놓고 봐도 신생정당인 바른정당에 비해 탄탄한 조직력과 자금력을 갖춘 자유한국당에 맞서기엔 세 부족의 한계를 절감해야 했다.

이는 유 후보가 '보수의 심장'인 동시에 본인의 지역구가 있는 대구에서조차 한국당은 물론 더불어민주당이나 국민의당 등 진보진영 후보보다도 낮은 득표율에 그쳤다는 점에서 잘 드러난다.

이에 따라 일각에서는 유 후보가 차기를 노린다면 무엇보다 대구에서 벗어나 수도권으로 지역구를 이동해 중도 세력으로 외연을 확장하는 방안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향후 정계개편 과정에서 바른정당의 입지를 지켜내는 것 또한 유 후보 눈앞에 놓인 과제다.

하반기 전당대회 등을 통해 당권을 확보하고 전국정당화를 모색해나가는 게 '상수'이겠지만,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동요하는 당 구성원들의 마음을 다독여 이끌어나간다는 게 녹록지는 않을 것이란 전망이다.

어쨌거나 유 후보는 이번 대선을 통해 젊은층과 온건 보수층에서 보수개혁의 아이콘 이미지를 각인시키는 데 성공을 거뒀다고 볼 수 있지만, 이를 바탕으로 당을 제대로 안착시키지 못한다면 원내 교섭단체 지위 역시 조만간 잃을 가능성이 크다.

최악의 경우 당이 사실상 한국당과의 흡수 절차에 들어가면서 유 후보 본인과 주변인들은 오도 가도 못하는 처지로 전락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대안으로 또 한 번 국민의당과의 연대를 도모하는 움직임이 일어날 수도 있겠지만, '출신 성분'부터 대북관에 이르기까지 달라도 너무 다른 두 정당이 함께 할 명분을 찾는 일이 쉽지는 않아 보인다.

유 후보가 앞으로 나아가야 할 길은 여러모로 고민투성이인 가시밭길이 될 전망인 셈이다.

당 관계자는 그러나 "이번 대선을 통해 유 후보는 보수의 대안세력으로서의 가능성을 확인했다"면서 "다만 유 후보가 향후 요동치는 정국에서 차기 대권 주자로 또 한 번 도약을 모색한다면, 이제는 본인의 버팀목이 되어줄 당의 뿌리를 다지는 데 투신해야 할 때"라고 지적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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