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치러진 19대 대선은 영·호남 '몰표 현상'이 역대 어느 대선보다 약해졌지만, 세대별로는 뚜렷하게 투표 성향이 갈린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이날 투표 종료 직후 발표된 KBS·MBC·SBS 지상파 3사 공동 출구조사(신뢰도 95%, 오차범위 ±0.8%) 결과에 따르면 어떤 지역도 특정 후보에게 3분의 2 이상의 표를 몰아주지 않았습니다.
지역구도가 붕괴가 두드러진 곳은 보수정당의 '텃밭'인 영남으로, 자유한국당 홍준표 후보가 경북에서 51.6%를 얻을 것으로 예측됐지만, 대구(44.3%)와 경남(39.1%)에서는 과반에 못 미쳤습니다.
직전까지 도지사를 지낸 경남에서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후보(34.9%)와의 차이는 4.2%포인트에 불과했습니다.
심지어 홍준표 후보는 부산(문재인 38.3%, 홍준표 31.8%)과 울산(문재인 37.1%, 홍준표 25.5%)에서는 뚜렷한 격차로 2위로 밀려났습니다.
역시 전통적으로 보수 성향이 강한 강원에서도 문 후보(32.4%)가 홍 후보(30.4%)를 이기는 것으로 예측됐습니다.
호남의 경우 문 후보에게 60% 안팎(전북 65.0%, 전남 62.6%, 광주 59.8%)을 몰아줘 '전략적 투표' 성향을 보였으나, 예년에 비하면 쏠림 현상이 뚜렷하게 완화됐습니다.
지난 2012년 18대 대선에서 문 후보는 광주(91.97%)·전남(89.28%)·전북(86.25%)에서 무려 90% 안팎의 표를 싹쓸이했습니다.
반대로 박근혜 당시 새누리당 후보는 대구(80.14%)·경북(80.82%)에서 5명 중 4명의 압도적 지지를 받았습니다.
이번 선거에서 영·호남 지역주의가 대폭 완화된 것은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가 호남과 보수층 표를 상당 부분 잠식한 결과로 풀이됩니다.
안 후보는 야권의 심장부인 광주(30.8%)와 전남(29.0%)에서 30% 안팎을 득표해 문 후보와 독주를 어느 정도 견제했고, 영남의 모든 지역에서 15% 안팎을 기록해 홍 후보의 과반 득표를 막았습니다.
세대별로는 문 후보가 20∼40대를 휩쓸고, 홍 후보는 60대 이상에서 독주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문 후보는 20대에서 47.6%, 30대에서 56.9%, 40대에서 52.4%로 50% 안팎을 기록한 반면, 홍 후보는 20대 8.2%, 30대 8.6%로 한 자릿수 득표율에 그쳤습니다.
50대는 문 후보에게 36.9%, 홍 후보에게 26.8%, 안 후보에게 25.4%를 나눠줘 전체 평균과 비슷한 분포를 보였습니다.
60대에서는 홍 후보 45.8%, 문 후보 24.5%를, 70대 이상에서는 홍 후보 50.9%, 문 후보 22.3%로 40대 이하와 정반대 양상을 보였습니다.
안 후보의 경우 20대 17.9%, 30대 18.0%, 40대 22.2%, 50대 25.4%, 60대 23.5%, 70대 이상 22.7%로 모든 연령층에서 10∼20%를 기록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