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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 골프 전설' 바예스테로스 생일에 가르시아 우승

"고인이 된 바예스테로스가 기뻐하지 않을까요? 60번째 생일을 축하합니다."

'명인 열전'으로 불리는 마스터스 토너먼트가 열리는 미국 조지아주 지역 매체인 오거스타 크로니클의 트위터에 올라온 글이다.

아마 많은 이들이 세르히오 가르시아(37·스페인)의 2017년 마스터스 우승을 지켜보면서 '스페인 골프 전설' 세베 바예스테로스를 떠올렸을 것이라는 의미다.

바예스테로스는 1980년과 1983년에 두 차례나 마스터스를 제패했고 브리티시오픈에서도 세 번 우승하는 등 1970년대와 1980년대 세계 남자골프의 강자로 군림했던 선수다.

유럽투어에서만 50승을 거뒀고 프로 통산 91승을 기록했다.

지금은 세계 최강이 된 한국 여자골프 선수들이 대부분 '선구자' 박세리의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활약을 지켜보며 골프 선수의 꿈을 키웠듯이 스페인 선수들에게는 바예스테로스가 '롤 모델'이었다.

특히 1980년 바예스테로스의 마스터스 우승은 세계 골프 역사에 한 획을 그은 사건이 됐다.

당시 23세였던 바예스테로스는 최연소 마스터스 챔피언 기록을 세웠고 이 기록은 1997년 타이거 우즈(미국)가 21세로 우승할 때까지 이어졌다.

또 유럽 선수가 마스터스 정상에 오른 것도 1980년 바예스테로스가 최초였다.

같은 스페인의 가르시아가 메이저 대회에서 처음 우승한 이 날은 공교롭게도 바예스테로스의 생일이다.

현지 날짜로 4월 9일에 가르시아가 우승을 확정했고 바예스테로스는 1957년 4월 9일생으로 그가 살아 있었다면 이날은 60번째 생일이 됐을 터다.

바예스테로스는 2011년 5월에 악성 뇌종양으로 숨졌다.

이날 가르시아의 우승에는 '하늘이 도왔나' 싶은 생각이 드는 장면이 몇 차례 나오기도 했다.

15번 홀(파5)에서 두 번째 샷을 홀 약 4.5m에 붙이면서 극적인 이글을 잡아 선두를 달리던 저스틴 로즈(잉글랜드)를 따라잡은 것은 이날 경기의 하이라이트였다.

연장 첫 번째 홀이었던 18번 홀(파4)에서도 로즈의 티샷이 오른쪽으로 크게 밀리면서 나무를 맞혔지만 가르시아는 페어웨이를 지키면서 투온에 성공, 약 4.5m 버디 퍼트를 남긴 것도 행운이 따른 장면이었다.

2012년 미국과 유럽의 대항전인 라이더컵에서도 '바예스테로스가 하늘에서 돌본 덕에 이겼다'는 말이 나왔다.

당시 유럽은 대회 둘째 날까지 미국에 6-10으로 끌려갔지만 마지막 날 싱글 매치플레이에서 8승 1무 3패를 기록하며 대역전승을 거둔 것이다.

바예스테로스 사망 이후 처음 열린 라이더컵을 승리로 장식한 유럽 선수들은 "우승컵을 바예스테로스에게 바친다"고 입을 모았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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