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전 대통령 영장심사 최장 기록 경신…이재용 7시간 반 넘어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박근혜 전 대통령의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심사)이 역대 최장 기록을 다시 썼습니다.

서울중앙지법 강부영 영장전담판사는 오늘(30일) 오전 10시 30분에 영장심사를 시작해 8시간 넘게 심문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이는 1997년 영장심사제도가 도입된 이래 최장 기록입니다.

지난달 16일 이재용(49) 삼성전자 부회장이 세운 7시간 30분 기록을 넘어섰습니다.

이 부회장의 영장심사는 오전 10시 30분부터 오후 6시까지 진행됐습니다.

강 판사는 심문이 길어질 것에 대비해 이례적으로 두 차례나 휴정했습니다.

박 전 대통령은 오후 1시 6분부터 1시간여 휴정 시간에 경호원이 준비한 도시락으로 요기를 하며 휴식을 취했습니다.

이어 오후 4시 20분부터 15분간 두번째 휴정이 있었습니다.

이 부회장 영장심사 땐 오후 심문 도중 20분간 휴정됐습니다.

점심 시간은 별도로 주어지지 않았다고 합니다.

일각에선 두차례 휴정에 대해 '전직 대통령에 대한 예우를 지나치게 의식한 것 아니냐'는 시각도 있지만 법원은 "심문이 길어지면 재판장 재량에 따라 휴정을 할 수 있다"며 일축했습니다.

박 전 대통령의 영장심사가 이처럼 장시간 진행되는 것은 혐의가 13개에 달하는데다 검찰과 변호인 간 법리적 의견이 워낙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됩니다.

검찰은 박 전 대통령이 최순실 씨와 공모해 뇌물수수와 직권남용·강요 등 각종 범죄를 저질렀다고 보는 반면에 박 전 대통령측은 최씨와 공모한 적도, 최씨가 이권 추구를 의도한 것도 전혀 알지 못했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습니다.

박 전 대통령도 강 판사가 주요 혐의의 소명을 요구하자 결백을 호소하며 적극적으로 심문에 임하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검찰과 변호인단 간 공방이 마무리되면 마지막으로 박 전 대통령의 최후진술이 예정돼 있습니다.

강 판사는 영장심사에서 다툰 내용과 12만 쪽에 달하는 수사 기록 및 증거자료, 변호인 측 의견서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합니다.

박 전 대통령이 구속될지는 내일(31일) 새벽쯤 결론 날 것으로 예상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