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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부터 문 닫아요"…제주 투자한 중국 상공인 개점휴업 한숨

"15일부터 문 닫아요"…제주 투자한 중국 상공인 개점휴업 한숨
▲ 썰렁한 제주 바오젠거리 (사진=연합뉴스)

제주시 도심권에 있는 70객실의 한 호텔 로비는 7일 오가는 투숙객 없이 불마저 꺼진 채 을씨년스러운 분위기였다.

이 호텔은 2012년 중국계 자본이 매입, 유커(중국인 단체 관광객)를 주 고객으로 했다.

중국 현지 여행사들이 제주 단체 관광객을 보내며 이 호텔을 숙박업소로 지정하며 연일 호황을 누렸다.

그러나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 배치를 위해 국방부와 롯데가 부지교환 계약을 체결한 직후인 이달 초부터 분위기가 달라졌다.

제주를 찾는 유커가 줄며 영업에 차질을 빚다가 '한국 단체관광 전면 금지'라는 중국 정부의 초강수 지침이 알려진 지금은 사실상 '개점휴업' 상태가 됐다.

이 호텔은 전면 금지 시기로 알려진 오는 15일부터 이달 말까지 하루 3건가량의 사전 예약조차 모두 취소돼 유커 손님이 뚝 끊긴 상태다.

이 때문에 호텔 측은 사실상 14일까지만 영업을 하고 이후에는 문을 닫을 수밖에 없는 처지다.

이 호텔 관계자는 "유커 위주로만 영업하다 보니 갑자기 한국인 손님을 대상으로 영업을 전환할 준비가 돼 있지 않다"며 "14일까지 예약 손님이 모두 투숙하고 나면 당분간 문을 닫을 예정"이라고 말했다.

중국계 호텔은 2012년 3월을 기점으로 속속 문을 열기 시작했다.

제주를 찾은 중국인 관광객이 연간 300만 명에 육박하면서 기존 호텔들을 인수하거나 새롭게 건물을 지은 것들이다.

중국계 중소자본이 투자된 숙박업소에 대해서는 정확한 자료가 없다.

그러나 알려진 것만 수십여 곳에 달한다.

이들 중국계 숙박업소는 대부분 사정이 비슷한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 현지 여행사들이 한국 단체관광 상품을 아예 팔지 않기 때문이다.

중국인 관광객을 전문으로 안내하는 제주 전담 여행사들도 덩달아 영업에 큰 타격을 받고 있다.

중국계가 운영하는 A 여행사는 지난해 10월부터 관광객 유치 인원이 크게 줄었다.

중국 정부의 전세기 운행 허가가 까다로워져 한달 평균 500여편에 달하던 중국∼제주 직항 전세기가 자주 뜨지 못하는 일이 생겼기 때문이다.

A 여행사는 이달 중순부터는 제주에 온다는 중국인 관광객이 없어 당분간 휴업을 검토하고 있다.

제주에서 유커를 대상으로 화장품이나 인삼 등을 판매하는 중국계 투자 사후 면세점과 대형 음식점도 상황은 크게 다르지 않다.

사후 면세점의 한 관계자는 "중국계 자본이 투입된 사후 면세점과 음식점은 중국 현지 여행사와 연계, 단체 관광상품에 포함된 방문지로서 영업하는 형태여서 방한 유커가 끊기면 별다른 수가 없다"며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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