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 뽑고 안 옮기고' 활력 잃은 고용시장…노동이동률 최저치

경기 불황이 길어지면서 기업은 새 인력을 뽑지 않고, 근로자는 직장을 옮기지 않으면서 노동시장이 활기를 잃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노동시장의 이동성을 나타내는 입직률과 이직률이 관련 통계가 집계되기 시작한 이래 최저치를 기록했습니다.

통계청에 따르면 전체 근로자 중 신규·경력 채용자, 복직·전직자가 차지하는 비중을 뜻하는 입직률은 지난해 4.5%였습니다.

2010년 관련 통계가 집계되기 시작한 이후 가장 낮습니다.

노동인구 유입이 활발할수록 입직률이 높은데, 이 수치는 2011년과 2012년 5.4%였으나 2014년 5.0%, 2015년 4.6% 등 갈수록 낮아지고 있습니다.

입직률이 낮은 것은 경기 침체와 대내외 불확실성 확대로 기업 채용이 줄었기 때문으로 분석됩니다.

지난해 취업자 증가 규모는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가 있었던 2009년 이후 7년 만에 가장 적었습니다.

조선업 등 기업 구조조정의 여파가 본격적으로 나타나면서 제조업 취업자는 감소세로 돌아섰고, 실업자 수는 처음으로 100만명을 넘어섰습니다.

구직을 아예 단념하고 노동시장을 이탈한 사람도 44만8천명입니다.

이직률도 떨어졌습니다.

이직률이 줄어든 것은 직장을 그만두더라도 금방 새 일자리를 구할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가 낮아졌기 때문으로 분석됩니다.

지난해 정리해고를 당하거나 회사가 망해 비자발적으로 일을 그만둔 사람은 31만4천명으로 2만2천명 증가했지만, 직장에 남은 근로자 수가 증가하면서 이직률이 떨어졌습니다.

실제로 근로여건 불만족, 육아, 건강 등을 이유로 자발적으로 일을 그만둔 사람은 30만2천명으로 1년 새 3만2천명 감소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