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년기, 청소년기, 청년기의 삶을 세 조각으로 나눠, 합성한 포스터의 사진이 인상적이다. “달빛을 받으면 누구나 푸르게 보인다.”는 극 중 할머니의 이야기처럼 어린 시절의 얼굴은 달빛으로 시작하지만 불우한 환경으로 우울한 달빛이다. 그 옆으로 찢겨진 10대 그리고 청년기의 얼굴 역시 표정만큼이나 어둡고 낮은 계조로 처리돼, 어두운 삶의 모습을 상징적으로 잘 표현하고 있다.
그러나 꼭 이들이 아니더라도 빈부나 학식의 차이 등과 상관없이 인간은 상처 받기 쉬운 연약한 존재이기에, 누구나 지워지지 않는 아픈 상처 하나씩은 가지고 있기 마련이다. 그런 점에서 보면 이 영화는 빈곤하고 초라한 기억을 가진 모든 이들의 얘기일 수도 있다.
비틀리고 찌그러진 모습이라도 삶은 삶이니까 외면 받을 수 없지만, 주인공이 옛 친구를 만나 성(性)정체성을 드러내는 마지막 장면에서는 더욱 스산한 느낌이 든다. 가정은 마약으로 황폐해져 기댈 데 없고, 학교에 가서도 친구들로부터 왕따를 당하던 어린 날에 자신을 감싸주던 유일한 친구라서였을까?
현실의 삶에서도 일반(一般)이지 못하더니 성정체성에서도 이반(異般)으로 사랑을 갈구하는 주인공의 모습에서, 삶의 인과관계와 의미는 무엇인지 등의 생각이 꼬리를 물고 이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