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SBS 뉴스 상단 메뉴

트럼프 정부서 유독 잦은 '언론 유출'…내부고발? 여론 떠보기?

트럼프 정부서 유독 잦은 '언론 유출'…내부고발? 여론 떠보기?
언행을 종잡을 수 없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못지않게 그의 정부에서 두드러지는 것이 계속되는 기밀 정보 유출이다.

워싱턴포스트(WP)는 5일(현지시간) 트럼프 정부가 출범한 지 불과 보름여 만에 여기저기서 터져 나온 정보유출 실태와 원인을 조명했다.

신문에 따르면 가장 눈에 띄는 유출 사건은 트럼프 대통령과 엔리케 페냐 니에토 멕시코 대통령, 맬컴 턴불 호주 총리의 통화 내용이다.

외교 문제로 비화할 우려 때문에 정상 간 통화는 대변인이 밝히는 내용 외에는 공개되지 않는 것이 관례인데도 트럼프 대통령과 두 나라 정상의 통화는 녹취록까지 유출됐다.

대법관 지명과 관련한 백악관 상황 관리의 구체적 내용이 노출됐고 동성 커플 차별, 미국 중앙정보국(CIA) 비밀감옥인 '블랙 사이트' 부활에 관한 행정명령 초안 등 굵직굵직한 기밀 사항들이 줄줄이 폭로됐다.

트럼프 정부에서 극비 보안을 요구하는 정책들이 사전에 누출된 양태를 보면 몇 가지 공통점을 찾을 수 있다.

우선 유출자들은 해당 정보를 국민에게 널리 알리고 싶어 하고, 뉴욕타임스, 워싱턴포스트, AP통신 등 주요 언론들의 공신력에 기대 정보에 대한 신뢰를 확보하려 했다.

기밀유출은 대부분 이 메이저 언론들을 통해 이루어졌다.

이런 정보유출 사례들은 트럼프 정부 권력자들 사이의 경쟁, 정책에 대한 이들의 자신감 결여, 불안도 보여 준다.

국민과 독자는 이런 유출을 통해 트럼프 대통령이 무슨 생각을 하고, 어떤 행동을 하는지, 그의 사위인 재러드 쿠슈너, '오른팔' 스티브 배넌 등 측근들의 사고방식도 생생하게 접할 수 있다.

일부 언론 전문가들은 트럼프 행정부에서 유독 잦은 정보유출은 이 정부 내의 혼란과 무질서를 보여 준다고 분석했다.

이 혼란의 정점에는 백악관 업무 관례와 기준을 무시하는 트럼프 대통령이 자리 잡고 있어서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

다른 전문가들은 일련의 유출 사건이 일종의 내부자 고발이라고 본다.

종교와 도덕을 이유로 동성 커플을 차별할 수 있도록 허용하거나, CIA 비밀감옥을 부활하는 행정명령 초안은 사전에 유출되면서 여론의 역풍을 초래해 사실상 무산됐다.

정책으로 굳어지기 전에 폐기됨으로써 내부자 고발의 목적은 이루어진 셈이다.

논란의 여지가 큰 정책들이 사전에 유출된 것은 '애드벌룬', 즉 여론 떠보기란 시각도 있다.

주요 유출 사건과 관련, 트럼프 정부는 누출자 색출을 지시하기는 했어도, 유출된 내용 자체를 부인한 적은 별로 없다.

이 정보들이 사실이었기 때문이다.

격월간지 '마더 존스'의 데이비드 콘 기자는 "트럼프 대통령의 관리 방식이나 권력 내부 경쟁을 고려할 때 정보유출 사태가 이른 시일에 중단될 것 같지 않다"며 "이는 국민과 언론에는 나쁘지 않다"고 분석했다.

(연합뉴스)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스브스프리미엄

스브스프리미엄이란?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