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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가능할 것 같았던 日 영사관 앞 소녀상 '신의 한 수'

불가능할 것 같았던 日 영사관 앞 소녀상 '신의 한 수'
▲ 일본영사관 앞 시민이 세운 소녀상
 
'시민의 힘'으로 우여곡절 끝에 부산 일본영사관 앞에 건립된 소녀상은 그동안 1인 시위가 진행됐던 일본 영사관 후문이 아닌 인근 30m 담장 앞에 설치됐습니다.

재작년 말 한일정부의 위안부합의에 반발해 결성된 '미래세대가 세우는 평화의 소녀상 추진위원회'가 지난 1년간 일본 영사관 정문과 후문에서 350일 넘게 1인 시위를 해왔던 터라 소녀상 위치에 대한 궁금증을 자아냈습니다.

소녀상 건립 장소는 당연히 일본영사관 정문이나 후문이 될 것으로 보였습니다.

실제 추진위도 애초 일본영사관 정문보다 인도 폭이 넓어 설치가 쉬운 후문을 소녀상 위치로 유력하게 검토해왔습니다.

하지만 후문 앞에 소녀상을 설치하면 시민 통행에 방해되고, 후문으로 드나드는 영사관 차량에 자칫 훼손될 가능성을 우려했습니다.

담장 앞 위치가 소녀상 훼손 우려도 적고 통행에 불편을 주지 않는 데다, 담장 너머로 영사관 게양대의 일장기가 보여 상징성도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추진위는 수차례 논의 끝에 일본영사관 후문에서 30m 가량 떨어진 영사관 담장 앞을 소녀상 위치로 최종 낙점했습니다.

추진위는 지난달 31일로 예고한 제막식을 사흘 앞둔 28일 담장 앞 인도에 기습적으로 소녀상을 설치했습니다.

후문 앞 1인 시위에 경찰 병력의 이목이 쏠려 있는 사이 지게차를 이용해 무게 1.7t의 소녀상을 내려 놓은 겁니다.

이런 한발 빠른 담장 앞 소녀상 설치는 '신의 한 수'가 됐습니다.

경찰이 뒤늦게 발견해 동구청의 행정대집행으로 4시간 만에 소녀상을 강제철거했지만, 오히려 비난 여론이 쇄도하며 결국 동구청의 소녀상 설치 묵인을 이끌어 낸 겁니다.

한편, 일본영사관 앞 소녀상 건립에 대해 "지자체가 판단할 사항"이라고 한 외교부가 소녀상 설치 후 국제 관행을 이유로 사실상 소녀상 이전 입장을 밝혔고, 일본 정부도 철거를 요구해 소녀상을 둘러싼 논란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입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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