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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이러려고" 분노 부른 사과…2016 말·말·말

<앵커>

그 어느 해보다 다사다난했던 2016년을 마무리하는 지금, 여러분은 어떤 말이 가장 기억에 남으십니까?

때로는 우리를 분노하게 했고, 또 때로는 가슴 뛰게 했던 올해의 말들을 김용태 기자가 정리했습니다.

<기자>

대통령이 두 번째 사과한 날, 이 말이 나왔습니다.

[박근혜 대통령 2차 대국민담화(11월) : 내가 이러려고 대통령을 했나 하는 자괴감이 들 정도로 괴롭기만 합니다.]

하지만 공감도 동정도 얻지 못했습니다.

그저 한번 웃고 마는 소재로 전락했습니다.

[이러려고 공부했나 하는 자괴감을 느끼고 괴로울 뿐입니다.]

'돈도 실력이니 너희 부모를 원망하라'던 정유라 씨는 인터폴에 쫓기는 신세가 됐습니다.

이젠 자신도 부모를 원망할지 모를 일입니다.

[김진태/새누리당 의원(11월) : 촛불은 촛불일 뿐이지 결국 바람 불면 꺼지게 돼 있다.]

하지만 촛불민심은 더 크게 타올랐고 친박 정치인의 예상은 완벽히 빗나갔습니다.

비바람에도 꺼지지 않는 LED 촛불만 9배 가까이 더 팔렸습니다.

이른바 '김진태 효과'였습니다.

민주화 시대 '민중은 개·돼지'라는 말이 교육부 고위공무원 입에서 나오리라곤 상상하기 어려웠습니다.

[나향욱/前 교육부 정책기획관(7월) : 정말 죽을 죄를 지었구나 하고 생각했습니다.]

죽을죄 지었다던 나향욱 전 기획관은 최근 파면을 취소해달라고 소송을 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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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 분노하기만 했던 건 아닙니다.

10대 14로 뒤져 패색이 짙던 펜싱 박상영 선수는 이렇게 주문을 외웠고, 마법 같은 금메달로 '할 수 있다' 신드롬을 불러일으켰습니다.

인공지능 알파고에게 패했던 이세돌 9단은 스스로를 낮춰 인류를 위로했습니다.

[이세돌 9단(3월) : 이세돌이 패배한 것이지 인간이 패배한 것은 아니지 않나 그렇게 생각해 보겠습니다.]

한 마디 한 마디가 실시간으로 퍼지는 시대.

내년엔 희망과 용기가 담긴 말들이 더 많아지길 기대해 봅니다.

(영상편집 : 하성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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