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헐값 알바' 고교생들 "더 힘든 건 진상손님 욕설·성희롱"

"헐값 수준인 임금보다 더 견디기 힘든 건 진상손님들의 욕설과 성희롱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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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지역 특성화 고교생 10명 중 4명 이상이 아르바이트를 한 경험이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고 연합뉴스가 전했습니다.

용돈을 벌고, 사회경험도 쌓기 위해 적지 않은 고교생들이 뛰어드는 아르바이트 현장의 실상은 우리 사회의 구조적 부조리의 응축된 단면을 고스란히 보여주고 있습니다.

각종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최저임금조차 받지 못하거나 폭언 등 부당한 대우를 당하는 경우가 부지기수입니다.

사회를 배워보겠다고 달려드는 청춘들에게 어른들은 용기와 격려보다는 감내하기 어려운 갑질로 우리 사회 부끄러운 민낯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충북도교육청에 따르면 민간기구인 충북청소년노동인권네트워크와 함께 올해 하반기 도내 26개 특성화고 재학생(1만4천175명)을 대상으로 아르바이트 실태 전수조사를 벌인 결과 45.5%가 아르바이트 경험이 있다고 답했습니다.

아르바이트 경험 학생 비율은 작년 조사 때보다 6% 증가했습니다.

실태조사 당시 아르바이트 중인 학생은 17.5%에 달했습니다.

이 비율 또한 작년(14%)보다는 높아진 것입니다.

학교에서 안전하게 일할 권리, 노동 조건에 관한 권리나 단결권, 단체교섭권 등 노동인권 교육을 받았다고 응답한 비율은 49.8%에 그쳤습니다.

아르바이트 경험이 있는 학생 중 임금, 노동시간, 근무형태 등을 담은 근로계약서를 작성했던 경우는 35.4%에 불과했습니다.

근로계약은 고용주와 일하는 청소년들 사이에 분쟁이 생길 때 책임소재를 분명히 하기 위해 꼭 필요합니다.

시간당 임금과 관련해 아르바이트 경험자 중 25.4%는 최저임금(2014년 5천210원·2015년 5천580원·2016년 6천30원)도 받지 못했다고 답했습니다.

최저임금 이하 수령 비율이 높지 않지만, 주휴수당까지 놓고 보면 청소년들이 '헐값 노동력'을 제공하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주 15시간 이상 일하면 받아야 할 주휴수당을 못 받았다는 학생이 35.7%에 달했고, 49.6%는 모른다고 대답했습니다.

교사들 모임인 청소년노동인권교육연구회를 이끄는 조종현 청주농고 교사는 "85%가 하루치 임금을 못 받았다는 얘기로, 학생들이 헐값만 받고 아르바이트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말했습니다.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폭언, 폭력, 체벌, 성희롱, 임금체불 등 부당한 대우를 받은 적이 있느냐는 항목에는 11.2%가 "그렇다"고 말했습니다.

술을 파는 식당에서 술에 취한 손님들로부터 욕을 듣거나 성희롱을 당하는 경우가 대부분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충북청소년노동인권네트워크측은 "청소년들이 일터에서 정당한 대우를 받기는커녕 함부로 대해지는 불행한 현실"이라며 "학생들에 대한 체계적인 노동인권 교육과 이들의 권리 보장을 위한 대책이 강화돼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