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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산에 땔감 구하러 간 시각장애인, 사고로 사경 헤매다 구조

등산사고의 대부분이 조난…"등산 전 준비 철저히 해야"

지난 12일 오전 9시 30분께 충북 보은군에 사는 A(58)씨는 화목보일러 땔감을 구하려고 오토바이를 타고 집을 나섰다.

수십 년간 공장에 다니다 갑자기 시력이 나빠져 한쪽 눈은 거의 보이지 않고, 청력도 좋지 않지만, 평생 오토바이를 타왔기에 별걱정은 없었다.

집에서 어느 정도 떨어진 야산에 도착한 A씨는 오토바이를 도로 주변에 세워놓고 나무를 베기 위해 산에 올랐다.

미리 준비한 톱으로 작업에 몰두하던 A씨는 갑자기 넘어지는 나무에 머리를 맞아 바닥으로 굴러떨어졌다.

다리를 다쳐 움직일 수 없었고, 머리 출혈까지 있어서 의식도 점점 희미해져 갔다.

휴대전화를 집에 두고 나와 외부로 연락할 방법은 없었다.

금방 산에서 내려올 생각에 옷도 두껍게 입지 않아 날이 진 뒤에는 추위와 사투를 벌이며 도움의 손길만 기다렸다.

당일 오후 6시 30분께 가족 신고를 받은 경찰은 A씨가 화목보일러 땔감을 구하기 위해 보은군 산외면 봉계리에 있는 야산에 자주 간다는 이야기를 전해 듣고 주변을 집중적으로 수색했다.

읍내지구대 소속 직원들과 경찰 타격대를 동원했지만, 날이 어두워진 탓에 수색에 어려움을 겪었다.

휴대전화가 없는 A씨의 정확한 위치 파악은 어려웠다.

모래밭에서 바늘을 찾는 심정이었지만 경찰은 포기하지 않았다.

그러던 중 오후 9시 50분께 수색지점에서 3∼4㎞ 떨어진 곳에서 A씨의 오토바이를 발견했다.

경찰은 인근을 샅샅이 뒤진 지 20분 만에 야산에서 힘없이 쓰러져 있는 A씨를 발견했다.

오랜 시간 추위에 떨어야만 했던 A씨는 저체온 증세를 보였다.

경찰은 곧바로 119 구급대에 연락, 그를 병원으로 안전하게 이송했다.

국민안전처의 2015년 재난연감 통계자료에 따르면 충북에서 지난해 353건의 등산사고가 발생해 9명이 사망하고 228명이 부상했다.

전체 사고 중 조난이 106건으로 가장 많았다.

그다음은 실족·추락 81건, 개인 질환 40건, 안전수칙 불이행 12건, 기타 114건 등 순이었다.

경찰 관계자는 "자칫하면 출혈과 저체온증으로 목숨을 잃을 수 있는 위험한 상황이었다"며 "겨울철에 산을 올랐다가 갑작스러운 사고를 당하는 경우가 발생할 수 있으니 등산 전 준비를 철저히 해야 한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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